중국 정부가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정보전을 확대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지능형지속위협(APT) 해킹조직까지 가짜뉴스 유포 등 여론조작에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APT 조직이 첩보전을 넘어 여론전까지 가담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 위협 인텔리전스 업체 팀티파이브(TeamT5)가 최근 SANS 서밋에서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지난해 페이스북, 구글(유튜브),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에서 개설한 허위 계정은 역대 최고치로 조사됐다.
팀티파이브는 각 SNS 플랫폼에서 공개한 폐쇄 계정 수치를 근거로 이 같이 밝혔다. 일례로 트위터는 지난해 6월 3만2242개 계정을 폐쇄하면서 중국, 러시아, 터키 정부 소행으로 지목되는 정보전과 관련된 계정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지난해 2분기 중국 정보전과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186개 유튜브 채널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자국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허위 계정을 만들면서 관영매체와 스팸 봇넷을 포괄하는 전방위적 여론전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중국 콘텐츠와 허위사실 유포가 주를 이룬다. 중국 정부가 선전을 위해 활용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는 뉴욕타임스, CNN, BBC 페이지 팔로어 수를 2년 전에 앞질렀다. 2019년 4월 기준 중국 관영매체인 CGTN 페이스북 페이지 팔로워는 7500만명인 반면 뉴욕타임스와 CNN, BBC는 각각 5000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중국 정부가 주시하는 대만을 겨냥해서는 APT 해킹조직이 '주이커(Juiker)'를 활용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사실도 적발됐다. 주이커는 대만에서 카카오톡과 같이 쓰이는 대중적 SNS 플랫폼이다.
팀티파이브 관계자는 “APT 그룹은 첩보, 정보 탈취에 주력하는 조직인데 이들이 정보전에 동원됐다는 사실은 그만큼 중국 정부가 정보전에 전력을 투입하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정보전, 가짜뉴스 대응을 위해 위협 인텔리전스가 시급하다”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여론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국 내 소셜미디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유통되는 민감 웹사이트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팀티파이브는 APT 전문 연구 인력이 설립한 보안업체다. 중국 정부 사이버전을 추적, 감시하며 대만,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위협 인텔리전스를 공급한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