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제로페이'가 텐센트 '위챗페이'에 이어 중국 1위 카드 사업자 은련(유니온페이·UPI)과 손잡는다.
유니온페이와 QR 결제 연동을 통해 제로페이 이용자의 아웃바운드 결제(국내 소비자의 해외 가맹점 결제)가 올해 안에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물카드 없이도 해외 약 3000만개 유니온페이 가맹점에서 제로페이 QR코드 방식으로 현장 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제로페이 운영사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은 최근 유니온페이와 크로스보더 결제 연동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세부 연동 방식을 두고 조율하는 단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동 작업이 완료되면 제로페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에 이어 모바일 기반의 다양한 모바일 카드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유니온페이와의 연동을 적용하는 시점은 올해 하반기로 잡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여행객들의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했다.
유니온페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는 결제 업체다. 닐슨리포트에 따르면 유니온페이는 지난 2019년 기준 전 세계 범용(신용·직불·선불) 카드 거래 건수의 29.75%를 차지, 비자카드(42.06%)에 이어 글로벌 시장 2위를 차지했다. 통상 중국에서 유니온페이 거래 건수 비중이 높지만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발행한 카드의 누적 발급량도 2018년 기준 1억장을 돌파했다. 특히 라오스, 몽골, 미얀마에서는 모든 카드 브랜드 가운데 유니온페이 누적 발급량이 1위를 달리고 있다.
유니온페이는 현재 중국 본토를 포함해 홍콩, 마카오, 대만, 일본, 동남아시아 등 41개 국가·지역에서 약 3000만개의 QR결제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제로페이에 크로스보더 결제가 도입되면 우선 이들 가맹점에서 별도의 환전 없이 간편결제가 가능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동시에 간결원은 동남아 지역 결제 사업자들과는 제로페이의 인바운드 결제(외국인 소비자의 국내 결제)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들이 모국의 결제 시스템으로 제로페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외국인의 국내 관광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제로페이 가맹점은 소비 활성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동남아 지역 인바운드 결제는 올해 상반기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이용자가 많은 현지 사업자를 검토하고 있다. 유력한 후보로는 동남아 권역의 '그랩페이', 일본의 '페이페이', 태국의 '프롬페이' 등이 협력 대상 기업으로 언급되고 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