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가 e커머스 플랫폼에서 물건 구입만큼 쉬워졌다. '중학생도 바로 이해하는 서비스'를 지향하는 토스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지난 15일 11시부터 사전신청자 1000명을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17일 오전 기준 토스증권 사전신청 인원은 약 45만7000명까지 늘었다. 토스증권은 MTS 수용인원을 점진 확대해 이날 약 1만명에게 서비스를 개방했다.
토스증권 서비스의 최강점은 주식거래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춘 것이다. 기존 토스 회원이라면 주식 초보자도 계좌 개설부터 첫 주식 매수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통상 요구되는 증권사의 복잡한 비대면 계좌개설 절차나 오프라인 지점 방문, 공동인증서 등록, 보안카드·모바일 OTP 발급·등록도 필요 없다. 필요한 준비물은 신분증 하나, 계좌 개설을 위한 약관 동의 절차와 타행송금 인증만 거치면 즉각 주식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
주식을 사기 위해 계좌에 미리 넣어두는 돈인 '예수금' 개념은 몰라도 된다. 토스는 주특기인 간편송금을 주식 매입에 활용했다. 주식을 매입하는 시점에 다른 계좌에서 자금을 원터치로 즉각 끌어온다. 은행 계좌 연동으로 상품 결제가 가능한 '쿠팡페이'와 비슷한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원하는 종목을 골랐다면 4~5번의 화면 터치로 주식 매수가 완료된다. 시중 증권사 MTS에서 요구하는 복잡한 공동인증서 비밀번호 입력, 간편결제번호 6자리 입력, 계좌 비밀번호 입력이 모두 필요 없다. 토스 간편인증을 등록해 뒀다면 지문인증 한 차례로 모든 거래가 가능하다.
기존 증권사 MTS도 지문인증을 지원하지만 지문 추가 등으로 정보가 변동되면 소위 '지옥문'이 열린다. 간편인증을 재등록하려면 기억도 나지 않는 아이디·패스워드나 10자리 이상 계좌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통신사 문자 인증을 거쳐 계좌번호를 알아내도 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OTP)가 없으면 진행할 수 없다. 여기에 재차 본인 인증을 요구하고 주식 거래시 계좌 비밀번호를 매번 기입해야 한다.
토스증권은 이런 불편함을 최소로 줄였다. 여러 본인 인증뿐만 아니라 본인 스마트폰이라면 애플리케이션(앱) 로그인 자체가 필요 없다.
메인 화면에서도 수익률, 보유주식 등락, 인기 주식 등 필요한 정보만 간결하게 제공한다. 어지간한 개인 투자자는 캔들차트를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 숫자로 가득 찬 호가창도 없다. 실시간 시세에 맞는 적정가를 알려주고 해당 가격으로 바로 주문 가능하다.
거래주문 정정 기능이 없는 점은 아쉽다. 추천 가격으로 매수 주문을 넣어도 체결되지 않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물론 이런 경우를 위해 시장가·지정가 구매 옵션을 마련했지만 찾기가 다소 어렵다.
해외주식 거래도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 올해 중순부터 지원을 목표로 삼았다. 펀드나 로보어드바이저 등 금융상품 투자는 내년 상반기 즈음 도입할 예정이다.
주식 초심자가 껄끄러운 부분은 거래 수수료다. 이벤트 프로모션을 제외하면 0.015% 수수료를 내야한다. 현재 대다수 국내 MTS는 국내 주식 거래에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펴고 있다.
토스증권의 수수료 정책은 주식 초보자에게 너무 잦은 거래가 권장할 부분이 아니라는 점, 거래비용 비중은 수수료보다 증권거래세가 더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토스 구독형 상품인 '토스프라임' 등에 정액제 형태로 거래 수수료를 붙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아직까지는 이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토스 측 입장이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MTS 직접 써보니...진입 장벽 크게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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