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국내 첫 코로나19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를 받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CT-P59) 공급에 주력하는 동시에 신종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맞춤형 항체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도 검토 중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은 1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38개 중화항체 풀을 확보하고 있고 이 중 32번 후보항체가 영국 및 남아공 변이바이러스도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능력을 나타냈다”면서 “32번 후보항체를 활용한 신규 변이 대응 칵테일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6개월 내 변이 바이러스 대응 치료제 임상 2상을 종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단독 임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내달 동물실험에 돌입한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마·CT-P59)를 개발해 연내 임상 3상 결과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전날부터 전국 의료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렉키로나주 임상 3상은 3개월 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 명예회장은 “1개월 전 렉키로나주 임상 3상을 시작했고 어제부로 150명이 치료제를 투여 받았다”이라면서 “투약은 3개월 내에 종료되고 이후 데이터가 나오는 데까지는 5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서 명예회장은 “항체를 만든다는 것은 항원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라며 “코로나19 백신의 기술 주권의 문제를 고려했을 때 기술자립 못 할 경우 백신 업계에 진입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의 임상 2상 결과를 다시 구체적으로 발표하면서 임상 결과와 관련한 우려와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렉키로나주가 임상에서 일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경증 환자에 효과가 없다는 지적, 항체치료제가 중증 환자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등에 대해 해명했다.
서 명예회장은 “통계적 유의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300여 명에게서 나타나는 바이러스 감소, 회복 기간 단축 등의 효과가 어떻게 모두 우연이겠느냐”며 “임상 2상에 참여한 환자 수가 적다 보니 의문이 있을 수 있지만 (3상 이상에서) 모수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로 P값이 안으로 들어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렉키로나주가 경증 환자에 대해서도 임상적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2일 이상 단축됐다며 경증 환자에 효과가 없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항체치료제가 중증 환자에게는 ADE(antibody-dependent enhancement) 반응을 일으켜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ADE는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나 백신을 투여한 사람이 추후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증세가 훨씬 더 심해지는 걸 말한다.
김성현 셀트리온 임상기획담당장은 “항체로 인해 바이러스 증상이 심해지거나 바이러스양이 증가하는 ADE 현상은 특이 조건이 맞을 때만 가능한 일”이라며 “중화항체를 개발한 후 세포실험 등을 진행한 결과 ADE 부작용 발견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서 회장 또한 “ADE는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보고되지 않았다”며 “이게 약이 아니라 '독'이라고 표현하는 건 너무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