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IT올라탄 'Future Pay' 시대 열린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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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신용카드사가 독점해왔던 후불결제 시장에 네이버 등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 기업이 침투하면서 국내 결제시장에서 무한경쟁이 시작됐다.

후불 결제시장은 사실상 신용카드사 성역이었다. ICT 기업들은 지금껏 선불 충전 서비스만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네이버를 필두로 ICT기업이 후불 결제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되면서 금융시장에 상당한 파급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통 금융사와 달리 대형 ICT기업은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했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회 초년생, 주부 등 금융이력부족자인 신파일러를 빠르게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통신과금서비스 등의 이용이 불가피한 신용카드 미소지자와 가맹점을 포용해 수수료, 외상매출 부담 등을 크게 경감하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

후불결제는 대금결제업자의 충전금과 결제액간 차액(대금부족분)에 한해서만 허용된다. 즉, 선불 충전금이 우선 소진되고 후불 결제가 되는 방식이다.

월 이용한도는 현재 카드사가 운영 중인 하이브리드 체크카드 수준인 월 최대 30만원이다. 전자상거래 실적 등 비금융 데이터를 통해 개인별 한도가 차등 부여되는 방식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향후 한도를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금융당국은 또 후불결제 서비스가 페이사들의 주 업무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후불결제 규모를 총 결제액의 최대 50% 이내로 제한했다.

대손충당금 적립과 사업자 간 연체정보 공유와 같은 건전성 관리와 이용자 보호체계도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연체 발생시 타 사업자의 후불결제 이용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한국보다 앞서 미국, 중국 등 해외는 이미 후불 결제 생태계 전환이 진행 중이다.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전통 금융 서비스 대비 보다 혁신적인 후불 결제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50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중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4개사다. 중국 알리페이, 스웨덴 클라르나(Klarna), 미국 캐비지(Kabbage), 호주 애프터페이(Afterpay) 등이다. 미국·호주 등의 후불결제 한도는 업체당 1000~2000달러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새로운 혁신사업자들이 비정형·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하게 되면, 후불결제 시장에서 경쟁과 혁신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같은 빅테크·핀테크 플랫폼에서 계좌를 만들고 소액 후불 결제까지 하는 일이 가능해지면서 '금융 슈퍼앱'을 둔 선두경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대표적 슈퍼앱으로 텐센트의 위챗(WeChat), 알리바바의 알리페이(Alipay)가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마이데이터 시장 개화와 함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골자인 종합지급결제사업자, 지급지시전달업(마이페이먼트) 등 신규 라이선스 도입이 예고된 상황으로 대형 금융플랫폼 탄생을 목전에 둔 상황”이라며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한 기존 금융사와 ICT 기업의 진검승부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