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어 롯데도 이베이코리아 인수 검토…10여개 후보군 타진중

유력 인수후보로 카카오·신세계 꼽혀
자사 플랫폼과 시너지 고려 연계 모색
롯데, 매각자문사 선정도 아직은 미정
MBK파트너스도 고심...현대백화점은 포기

이베이코리아 CI
이베이코리아 CI

롯데와 신세계가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 인수 검토에 들어갔다. 카카오와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에 이어 유통 대기업까지 원매 후보군에 가세하면서 업체 간 눈치경쟁이 치열해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오는 16일 예비 입찰을 앞두고 인수 후보군에게 투자설명서(IM)를 발송했다. MBK파트너스를 비롯해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카카오, 큐텐 등 10여개 후보군이 IM을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대기업 중엔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보군으로 부상했다. 다만 양사 모두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할 지에 대해서는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의 경우 매각 자문사 선정도 아직 미정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투자설명서를 수신한 것은 맞지만 원하면 누구나 받아갈 수 있는 만큼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면서 “매각 자문사도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함께 후보군으로 거론된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우 이번 인수전에서 빠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매각 투자설명서조차 수령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력 인수후보로는 카카오와 신세계가 꼽힌다. 카카오는 모바일 플랫폼 영역 입지를 바탕으로 선물하기 영역에서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커머스 사업이 포함된 카카오 톡비즈 매출은 지난해 3603억 원으로 전년대비 64% 증가했다.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현재 모바일 선물 중심인 커머스 사업을 오픈마켓 형태로 단숨에 전환할 수 있다.

신세계그룹도 SSG닷컴 몸집을 빠르게 키울 수 있다. 지난해 SSG닷컴 거래액은 3조9000억원 규모로, 이베이코리아를 품을 경우 단숨에 거래액을 25조원 규모로 키울 수 있다. SSG닷컴은 상품 구색 강화를 위해 지난해 오픈마켓 도입 직전까지 갔지만 강희석 대표가 새로 부임하면서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본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오픈마켓 모델을 고심하고 있는 만큼, 오픈마켓 업체인 이베이코리아 인수도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오프라인 사업과 연계성을 고려해 인수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상대적으로 약한 온라인 사업까지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온라인 매출은 1조원에 육박한다.

이들 잠재 인수 후보군 모두 비밀유지약정(NDA)를 맺고 IM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IM을 수령했지만 아직 진성 원매자로 거론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베이가 제시한 이베이코리아 매각 희망가 5조원도 다소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설명서에서 매각가와 관련된 구체적 내용이 거론되지 않은 만큼 입찰 참여 여부는 내부 검토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