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시상식'이 4일 경기 성남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사옥에서 개최됐다. 반디기술학회가 올해 처음 마련한 시상식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소재·부품·장비 관련 학술 발전과 업계 협력 활성화에 기여한 인물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첫 수상의 영광은 안진호 한양대학교 교수(학술상)와 엄평용 유진테크 회장(김중조상)이 차지했다.
“유진테크를 세계적 반도체 장비 회사로 키우고 싶습니다.”
제1회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시상식에서 '김중조상'의 영예를 안은 엄평용 유진테크 회장의 각오는 다부졌다.
엄 회장은 국내 반도체 장비 업계의 산 증인이다. 2000년 유진테크를 설립한 그는 황무지 같았던 당시 국내 장비 생태계에서 싱글타입 저압-화학기상증착(LP-CVD) 장비 '블루제이'를 세계에서 처음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
엄 회장은 “아직도 직접 만든 반도체 장비가 고객사에 처음 공급되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며 “창업 초기 숱한 위기를 견디며 만들어낸 결과물에 자신감을 얻어 다양한 제품군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년 간 꾸준히 덩치를 키워온 유진테크는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사에 CVD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엄 회장은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유진테크를 글로벌 장비 회사로 키우기 위해 해외 시장 개척과 신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엄 회장은 유진테크의 차세대 반도체 장비로 미니 배치 써멀(Thermal) 방식 원자층증착(ALD) 장비를 꼽았다. 대형 배치 타입 제품에서 부족했던 정밀도를 향상하면서 웨이퍼 처리 속도까지 향상시킨 최신 ALD 장비다. 이 장비는 국내 업체뿐 아니라 세계 최대 칩 업체인 인텔서도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엄 회장은 “오랜 기간 연구 끝에 일본 주요 장비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을 만한 기술력을 갖췄다”며 “내년부터 관련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엄 회장은 우리나라가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에 강한 자부심을 가졌다. 그러면서도 반도체 장비·소재 분야에서 높은 해외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회장은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도움으로 장비 국산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제 시작”이라며 “엔지니어 육성, 개발 단계에서부터의 협업, 정부의 관심 등이 시너지를 낸다면 우리나라도 훌륭한 기술을 가진 업체가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