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이산화탄소(CO₂)에서 유용 화학물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마련했다. 이는 정부가 강조하는 '탄소중립'을 이루고 관련 기술을 실용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윤석진)은 오형석·황윤정·이웅희 청정에너지연구센터 박사팀이 전기화학 CO₂ 전환 시스템에서 에틸렌·에탄올을 높은 효율로 얻을 수 있게 하는 성게 모양 구리 나노촉매 전극을 개발하고 관련 시스템을 구현했다고 4일 밝혔다.
전기화학 CO₂ 전환 시스템은 환경오염 없이 CO₂를 제거하며 석유화학 공정으로만 얻을 수 있었던 유용 화학물질을 얻을 수 있게 한다. 그동안 실험실 규모 연구에 그쳐 산업 적용이 쉽지 않았다. 대용량화에 적합한 촉매, 전극 개발이 숙제로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염기성 물질을 이용해 성게 모양 구리 촉매를 개발, 기반을 세웠다. 성게처럼 불규칙한 바늘을 가진 형태인데 이 바늘의 뾰족한 부분이 높은 촉매 활성도를 보인다. 연구팀은 이 촉매가 기존 구리 촉매 대비 낮은 전압에서도 높은 에틸렌 생성 선택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에틸렌 생산량이 50% 이상 향상됐다.
연구팀은 CO₂ 전환 전지를 여러 개 적층한 대량생산 시스템을 제작하고 분석해 실용화 가능성도 확인했다. 분석 결과 염기성 물질을 지닌 개발 촉매가 전기화학 반응 중 부분적으로 수산화구리·산화구리 성분을 갖게 되고 이것이 에틸렌 생성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반응 중 수산화물 및 산화물 비율을 높이는 것이 향후 에틸렌 생산 효율을 높이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오형석 KIST 박사는 “염기성 물질이 첨가된 성게 형태 나노 구리 촉매 전극 개발로 전기화학적 CO₂ 전환 시스템 성능과 규모를 크게 향상시키고 연구개발(R&D) 방향도 제시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전기화학적 CO₂ 전환 시스템 실용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및 차세대 탄소자원화 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환경 분야 국제 저널인 '나노에너지(IF: 16.602, JCR 분야 상위 4.299%)' 최신 호에 게재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