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정우 포스코 회장, 자본시장법 위반 조사 받나

與 "주가 조작 의혹" 금융당국 조사 요청 방침
아르헨 염호 가치 발표 이후 계열사 주가 급등
연임 앞두고 확실치 않은 자료 공개로 개입 지적
작년 주식 매입 과정서 미공개 정보 활용 의혹도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포스코 제공]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포스코 제공]

여당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주가 조작 의혹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이유로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포스코그룹 계열사 주가를 끌어올린 '32조원 가치 리튬 염호' 발표에 대해 뻥튀기 의혹이 불거진 데다, 지난해 최 회장의 포스코 주식 매입 과정에서 미공개정보 활용 의혹마저 제기됐기 때문이다. 전국금속노조와 참여연대 등도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최 회장 외 임원 6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 고발키로 했다.

8일 여당 관계자는 “최근 포스코가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가치가 32조원이라고 발표해 (그룹주) 주가가 상당히 많이 뛰었다”면서 “(최 회장 연임을 위한)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상 부실·방만 경영을 만회하기 위해 과도하게 염호 가치를 뻥튀기했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금융당국에 (시세 조종) 사실 확인 등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염호 가치 뻥튀기는 포스코가 밝힌 리튬 염호 가치가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것이 골자다. 염호 매장량이 의문이고, 매장량 추산 방법과 현재 시세를 적용해 가치를 평가한 것도 일반적이지 않다는 내용이다. <본지 3월 5일자 20면 참조>

하지만 포스코그룹 주가는 리튬 염호 가치 발표 이후 큰 폭으로 뛰었다. 발표 당일인 3일 포스코와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엠텍, 포스코ICT 등 그룹 상장사들은 시간외 시장에서 가격 제한폭(9.99%)까지 뛰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강판 등도 9%, 6% 넘게 올랐다. 특히 포스코엠텍은 4일과 5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여당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확실하지 않은 내용을 확실한 것처럼 밝혀 주가에 개입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최 회장이 오는 1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앞두고 있는 만큼, 그 의도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실제 포스코 발표는 이전에 냈던 자료를 각색한 것으로, 국회에서 '최정우 회장 3년, 포스코가 위험하다' 토론회가 열린 직후 나왔다.

여당 관계자는 “포스코는 대일청구권을 기초로 세워진 국민 기업”이라면서 “부실·방만·안전 도외시 경영을 한 최 회장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와 시민단체들도 최 회장과 임원 총 64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 고발키로 했다. 전국금속노조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참여연대 등은 이르면 9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발장을 정식 접수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최 회장과 임원들이 2020년 3월 한 달동안 약 30억원 안팎의 포스코 주식 매입 이후 같은 해 4월 10일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 내부자 거래로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자사주 매입 발표 직전 이례적으로 주가가 8% 넘게 뛰는 등 '정보 유출' 논란이 불거졌었다.

이들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드러난 주식 매입 외 제보 내용 등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불거진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가치 부풀리기 의혹 등을 통한 시세 조종 혐의 등도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정우 회장은 지난 2월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참석해 미공개정보를 활용한 주식 매입 의혹에 대해 “코로나19로 포스코 주가가 하락세를 보일 때 주가 방어와 책임경영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