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포트] 전기차-자율주행, 한국의 유망 업체는

현대차, 아이오닉5 필두로 2025년까지 12개 모델 출시
LG전자, 글로벌기업과 합작 잇따라..하반기 흑자 기대
엠씨넥스, 전자카메라 세계 5위...올해부터 성장 본격화
켐트로닉스, ADAS-V2X 기술 확보...한국판 뉴딜 정책 수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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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100년 이상 이어온 내연기관 시대가 저물고 있다. 스마트폰이 피처폰을 순식간에 휩쓸었듯 '미래차 쓰나미'가 몰려온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물론이고 주요 부품 기업까지 모두 화두는 미래차다. 하나같이 변화와 혁신을 외친다. 올해 초 열린 'CES 2021'에서도 GM, 아우디, BMW, 보쉬, 만도 등 국내외 주요 기업이 미래차 시장을 위한 전략과 기술을 경쟁적으로 공개했다.

새 시대에 새 리더는 누가 될까. 내연기관 시대를 주도해 왔던 기업들과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신생업체 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다. 신생업체 선두주자는 단연 '테슬라'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을 앞세워 세계 혁신 기업 아이콘이 됐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5250억달러(599조원·9일 기준)로 세계 자동차 기업 중에서 독보적인 1위다. 2위인 토요타 시가총액은 2000억달러에 못 미치고 3위인 폭스바겐은 1000억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 중 전기차와 자율주행 시대를 선도할 기업은 어디가 있을까.

[산업리포트] 전기차-자율주행, 한국의 유망 업체는

※ 전기차

현재 미래차 관련해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단연 전기차다. 테슬라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시대를 주도했던 폭스바겐, GM, 포드, 보쉬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도 전기차 쪽으로 사업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친환경적이며 유지비용도 저렴하다.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주행거리가 짧은 단점을 계속 보완하고 있다.

단기간 성장 가능성도 유망하다.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선언이 이어지고 국내에서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기를 앞당기자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전기차에 대한 시장 관심도 뜨겁다. 국내 완성차 시장을 이끄는 현대차 그룹은 물론이고 자동차 부품 사업을 육성 중인 LG전자도 전기차 사업 비중을 높이면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 그룹은 애플 전기차 사업과 연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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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현대차는 세계 자동차 업계 중 판매량 5위에 올라와 있다. 내수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입지를 다졌다. 경쟁 관계인 유럽과 미국, 일본 자동차 회사보다 시장 진입은 늦었지만 빠르게 경쟁력을 높여 이제는 동등하게 경쟁한다. 현대차는 더 큰 곳을 바라보고 있다. 내연기관을 넘어 전기차, 수소차 등 미래 친환경차 시장에서 지금보다 더 높은 입지에 올라서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는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혁명기에 주도권을 잡은 것처럼 자동차 시장 패러다임 격변기를 도약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2025 전략' 발표를 통해 △전기차 △도심형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사업 부문 △수소연료전지를 핵심 미래 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올해 아이오닉5 출시를 시작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 전기차 및 파생 전기차를 포함해 2025년까지 12개 이상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전 라인업 전동화를 추진해 중장기 전동화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고 2040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 8~1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은 올해부터 레벨2 수준 부분 자율주행 기술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Over The Air) 기능을 추가하고 2022년부터는 레벨3 수준 부분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과 협력도 관심사다. 애플의 애플카 개발 관련 협력이 성사될 경우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등 미래차 시장을 향한 현대차의 적극적인 변화 움직임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 경쟁사 대비 우월한 환경과 품질 경쟁력과 재무구조에 기반한 신규 투자, 그룹 계열사 합리화, 신규 업체와 협업, 미래 성장동력 발굴 및 신사업 진출 등 가시화에 따라 충분한 주가 상승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도 “기업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아이오닉(전기차)과 제네시스(고급화) 판매가 중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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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LG전자는 2013년 자동차부품 사업을 전담하는 사업본부(당시 VC사업본부)를 신설한 후 지속적인 투자로 사업 경쟁력을 키워왔다. 지난해까지는 투자, 저가 수주 등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드디어 사업 흑자 전환을 노린다. 글로벌 기업과 합작사를 연이어 설립하고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로 사업 질을 높이고 있다.

최근 LG전자 자동차부품 사업이 재조명받게 된 계기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설(이하 마그나)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JV) 설립이다. 'LG 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 설립 발표 직후 LG전자가 주식시장에서 12년 만에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JV는 올해 7월 출범할 예정이다.

15일에는 LG전자가 스위스 소프트웨어 업체 룩소프트와 설립한 JV 알루토도 출범한다. 알루토는 웹OS 오토 플랫폼을 기반으로 헤드유닛, 뒷자석 엔터테인먼트시스템 등을 포함한 차량용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한다.

하반기부터 LG전자 VS사업본부는 본부 인포테인먼트 사업, ZKW 헤드램프 사업,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 세 가지를 축으로 사업을 진행하며 이들 실적이 모두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합산된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VS는 다시 매출이 정상궤도로 돌아오면서 2021년 하반기로 갈수록 매출 확대, 믹스 개선, 규모 경제 등으로 하반기에는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마그나와 JV를 통해 VS부문 영업가치가 재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면서 “앞으로는 VS부문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수주, 고객사 확보 등 이벤트가 주가 상단을 열어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 자율주행

자동차 업계가 사활을 걸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자율주행이다. 세계 자율주행 관련 시장 규모는 향후 15년 안에 100배 이상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자율주행이 주목받는 이유는 안전성과 편의성 때문이다. 현재는 운전자를 도와주는 부분 자율주행 수준이지만 사고 감소가 수치로 확인된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발표에 따르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능이 보급된 2016년 이후 1억 마일당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가 연 평균 10% 이상 감소세를 기록했다.

테슬라 보고서는 더 놀라운 결과를 보여준다. 테슬라가 지난해 2분기 발표한 안전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 오토파일럿과 안전 기능을 동시에 적용한 경우 사고 발생 빈도가 일반 차량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100만 마일당 사고 발생 빈도는 일반 차량이 2.09였고 오토파일럿과 안전 기능을 동시에 적용한 경우 0.22에 그쳤다.

자율주행은 운전자에게 자유를 준다는 측면에서 편의성도 좋다.

자동차 업계는 자율주행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각종 센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카메라 모듈 등 다양한 부품과 솔루션이 필요하다. 글로벌 기업은 물론이고 국내 기업들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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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씨넥스

엠씨넥스는 2004년 설립된 영상전문기업으로 휴대폰용 카메라모듈과 자동차용 카메라모듈 등이 주력이다. 주요 제품은 휴대폰용 카메라모듈, 자동차 블랙박스용 카메라모듈, 생체인식 모듈, 듀얼카메라 모듈, 3D 카메라모듈 등이다.

엠씨넥스는 스마트폰 시장 확대와 함께 성장했고 자율주행 시대를 맞아 또 한 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휴대폰 카메라모듈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외 스마트폰 제조사와 협력하고 자동차용 카메라모듈은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과 폭넓게 협력하고 있다. 자동차 전동화가 진전되면서 라이다, 미러리스 카메라 등 자동차용 카메라 시장 성장성이 유망하다. 지금보다 자율주행 수준이 더욱 고도화되면 더 많은 카메라 모듈이 차량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장카메라 분야에서 엠씨넥스는 글로벌 시장 5위권을 기록 중이다. 다양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 경험을 기반으로 해외 완성차 업체와 협력하는 등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현대차 프리미엄 모델인 제네시스에는 모든 전장용 카메라를 엠씨넥스가 공급할 정도로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시장에서도 엠씨넥스 전장 관련 사업 성장이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본격 개화하는 전장카메라 시장에서 자율주행 카메라 등 매출 가시화로 전장 부문에 대한 가치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박찬호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대감과 함께 상승한 주가 수준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기존 영위하던 사업들 실적 성장과 상반기 내 가시화될 신규 사업들 실적들이 반영되며 나타날 잠재적인 실적 성장분 감안 시 향후 주가 업사이드는 추가적으로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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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켐트로닉스

켐트로닉스는 크게 전자, 화학, 디스플레이, 자율주행 4개 분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동안 전자부품과 화학 중심으로 성장해왔다면 미래 성장동력은 자율주행에서 찾고 있다. 2013년부터 일찌감치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들어갔으며 2014년에 자율주행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개발과 투자를 확대해왔다. 지난해 1월에는 자율주행과 서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SVM) 사업 등을 전담하는 자회사 '넥스비'를 설립하고 중국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술업체 케이에스에스이미지넥스트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중에서도 켐트로닉스가 주력하는 분야는 ADAS와 차량사물통신(V2X)이다. V2X 분야에서는 정부와 민간이 실시하는 다양한 실증사업에 참여하면서 상용화를 위한 기술력을 쌓고 있다. 또 LG유플러스, 롯데정보통신 등 다른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사업 기회도 확대하는 중이다.

한국판 뉴딜 정책 수혜도 기대된다. 한국판 뉴딜 계획은 2024년까지 전국 주요도로에 V2X 노변기지국(RSU)를 설치할 계획을 담고 있어 앞으로 V2X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켐트로닉스는 자율주행 핵심인 ADAS 전자제어장치(ECU) 및 V2X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해 7월 전장용 카메라 센서를 보유한 케이에스에스이미지넥스트를 인수함에 따라 토털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모빌리티 전문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면서 “무엇보다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정책에는 2024년까지 전국 고속도로, 국도에 V2X RSU를 설치할 계획으로 이와 관련해서 동사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