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사고 10년…안전성 다진 한국형 원전 1만년 빈도 극한재해 테스트

한수원, 안전성 개선 54개 과제 완수
규모 7.0 내진설계에 해안방벽도 높여
방사능 누출·수소 폭발 위험 대폭 낮춰

한국수력원자력이 2012년 고리1,2발전소 해안방벽을 증축할 당시 모습
한국수력원자력이 2012년 고리1,2발전소 해안방벽을 증축할 당시 모습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지 10년이 지난 가운데 지진·해일 등 극한재해 상황에서도 대응 가능한 한국형 원전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형 원전은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과 노형이 다르고 내진 설계 기준도 강화했다. 국내 원전 운영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1만년 빈도 극한재해를 가정한 원전 스트레스 테스트로 원전 안전성을 지속 개선하고 있다.

9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 국내 원전 강화 대책을 마련해 강화했다. 한수원은 사고 직후 정부의 46개 후속조치와 한수원이 자체 발굴한 10개 등 모두 56개 후속조치를 발굴했다. 이 중 54개 과제를 완수했다.

한수원은 극한재해 상황에서도 원전이 견디도록 안전을 강화하고 있다. 한수원은 국내 모든 원전을 대상으로 1만년 빈도로 일어나는 지진·해일·강우·강풍 등 재해 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원전은 일본 원전과 노형 설계부터 다르다. 우리나라 원전은 '가압경수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은 '비등경수로'다. 가압경수로는 증기발생기를 통한 간접 증기로 터빈을 돌린다. 원자로 내 냉각수를 직접 끓여 발생한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비등경수로보다 방사능이 외부로 누출될 가능성이 낮다.

또 구조적으로 우리나라 원전의 격납용기 내부 체적이 일본의 사고 원전에 비해 최대 6배 더 크다. 우리나라 'OPR1000' 원전 격납용기 내부 체적은 일본보다 5배, 신고리 3·4호기 노형인 'APR1400' 원전은 6배에 달한다. 만일 원전 사고로 수소가 발생하더라도 폭발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다.

우리나라 원전은 해일 사고에 대비해 안전성을 강화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지진이 아니라 해일에 의해 발생했다. 지진으로 발전소가 정지했지만 해일 탓에 지하에 있던 비상 발전기가 침수됐고 냉각수 공급이 끊겼다. 냉각수를 공급받지 못한 연료가 손상되면서 수소가 폭발했다.

반면에 국내 원전 비상 발전기는 지상에 위치해 이 같은 위험을 줄였다. 한수원은 비상 발전기 등 안전 설비가 설치된 건물 출입에 방수문도 설치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위치에 자리한 고리원전 해안방벽은 7.5m에서 10m 높이로 증축했다.

우리나라 원전은 내진 설계에도 강하다. 한수원은 일정 규모 이상 지진이 감지되면 원자로를 자동으로 정지시키는 시스템을 갖췄다. 가동원전 내진 성능을 리히터 규모 6.5 지진에 대비할 수 있는 수준에서 규모 7.0에도 대비하는 수준으로 강화했다.

한수원은 이에 더해 원전 안전 확보를 위한 대응전략·설비·조직·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원전 사고 발생 시 노심 냉각을 위한 전원과 냉각수 공급체계를 다중으로 구비했다. 원전 사고가 발생 시 외부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종합 체계를 만들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한수원 구성원 모두가 다각도에서 안전을 생각하는 안전 최우선 마인드로 남은 후쿠시마 후속대책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