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전기차 배터리 데이' 연다...공급사 'LG·삼성·SK 긴장'

15일 파워 데이 개최…자체 개발·생산 계획 내놓을 듯

폭스바겐그룹이 이달 15일 '테슬라 배터리 데이'와 같은 '파워 데이'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폭스바겐그룹은 이날 행사는 “자동차 프레젠테이션이 아니며 배터리가 핵심”이라고 못을 박았다. 지금까지 외부 업체에만 의존했던 배터리 내재화는 물론 차세대 기술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에 1~2번째로 큰 전기차 배터리 수요처인 폭스바겐의 독자 행보에 현재 공급선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아우디·폭스바겐그룹 한국 측 고위 관계자는 “이날 행사는 완성 전기차가 아닌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차용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배터리 로드맵 전략을 대대적으로 발표한다는 것 말고는 현재 공개할 게 없다”고 밝혔다.

올해 폭스바겐의 주력 전기차 모델 ID.4.
올해 폭스바겐의 주력 전기차 모델 ID.4.

폭스바겐이 '테슬라 배터리 데이'와 같은 행사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만큼 테슬라처럼 자체 배터리 개발·생산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다만 독자로 배터리(원통형 21700)를 개발한 테슬라와 달리 배터리 업력이 짧아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개념의 배터리나 팩·소재·제조공정 등 혁신 기술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공통된 의견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와 같은 혁신 셀기술, 공정 기술은 내놓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내재화를 공식 선언한다는 것만으로 위협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보다는 현재 주로 쓰는 리튬이온 분야의 고도화된 기술 전략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기차 대량 생산에 따른 생산성 등 가격경쟁력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2022년 이후 전기차 수요 급증에 따른 배터리 확보 전략 일환임은 분명하다”며 “지금 가장 많이 쓰는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선에서 대량 생산 전략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의 이번 발표가 다른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자체 개발·생산 등 내재화 선언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역시 현재 배터리 개발·생산 내재화를 검토 중이며 토요타와 BMW·GM 등도 100% 내재화는 아니지만, 배터리 합작사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및 생산 고도화에 나선 상태다.

폭스바겐은 이달 초 2030년까지 미국과 중국 시장 50%, 유럽 70%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공식화했다. 약 330억유로(44조원) 자체 예산을 전기차에만 투입해 2029년까지 그룹 전체에서 약 75개 차종 신형 전기차를 2000만대 생산·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