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4이통 CBN, 700MHz 대역 5G로 돌풍 예고

600Mbps 속도 구현에 성공
고속 데이터 서비스 가능
새로운 5G 황금주파수로
한국도 주파수 재정비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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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4 이동통신 사업자 CBN이 700㎒ 대역 5세대(5G) 이동통신 국제 표준화와 기술 진화에 성공,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700㎒ 대역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5G 황금주파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CBN은 베이징에서 에릭슨과 700㎒ 대역 5G에 4×4 멀티안테나(MIMO) 기술을 적용한 고정형무선접속단말기(CPE)를 이용해 600Mbps 속도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CBN은 기술 검증을 지속, 700㎒ 대역에서 총 60㎒ 폭을 활용해 주파수분할(FDD) 방식을 적용한 5G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CBN은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로부터 10년간 2.6㎓ 대역을 로밍하는 동시에, 차이나모바일과 700㎒ 대역 5G 망을 공동구축·사용하기로 합의했다.

700㎒ 대역 5G 가능성이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700㎒ 대역은 회절성(장애물을 피해가는 성질)이 우수한 전파 특성을 이용해 손쉽게 전국망을 구축해 고속 데이터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최적 주파수로 손꼽힌다.

CBN은 700㎒ 대역을 활용,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국망을 조기 구축해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 기존 이통사와 본격적으로 경쟁하려는 포석이다. 차이나모바일은 CBN의 위협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동맹 관계를 구축,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텔레콤 등 후발 사업자를 견제하면서 시장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700㎒ 대역 5G 채택은 글로벌 시장 700㎒ 대역 생태계 확산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민간표준화기구(3GPP)는 지난해 CBN이 제안한 700㎒ 대역 5G 활용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채택했다. CBN은 세계 최초 대용량 5G 저대역 주파수가 글로벌 5G 표준이 됐다며 1㎓ 이하 저대역 5G 주파수 자원할당 등에 새로운 '벤치마크'를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퀄컴은 CBN과 협력해 700㎒ 5G에서 전용 칩셋을 개발, 300Mbps 급 속도 시연에 성공했다.

이와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700㎒ 대역 5G 확산에 탄력이 붙고 있다. 영국은 방송용으로 사용하던 700㎒ 대역을 정비, 5G 주파수 경매에 내놓을 계획이다. 호주도 800㎒ 대역을 5G 용도로 추진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5G 서비스에 가장 적합한 주파수는 3.5㎓ 대역 등 중대역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국가별 상황에 따라 5G 조기구축을 위해 700㎒ 인접 대역도 보완재로 각광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 글로벌 시장과 달리 700㎒ 대역의 제대로 된 활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옛 미래창조과학부는 2014년 700㎒ 대역 40㎒ 폭을 이동통신용으로 분배하고 30㎒ 폭을 UHD방송 용도로 분배했다. 이후 이통사는 전파 간섭우려로 700㎒ 대역에 입찰하지 않았고 지상파 방송사도 제대로 투자하지 않았다. 중국의 실증 결과를 참고할 때 700㎒ 대역을 제대로 정비해 60㎒ 폭을 확보할 경우 600Mbps 속도를 제공하는 새로운 5G 주파수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 전문가는 “700㎒ 등 저대역 주파수는 중대역을 보완하는 용도로 글로벌 5G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주파수대역 재정비 등 정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