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략적 M&A로 사업 지배력 강화”

사상 첫 온·오프라인 동시 주총
기존 사업 시너지 위한 대상 물색
반도체·모바일 유력 분야로 주목
AI·빅데이터 기술기업 가능성도

제52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17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김기남 DS부문장 부회장이 경영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왼쪽부터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사장, 한종희 VD사업부장 사장, 고동진 IM부문장 사장, 김현석 CE부문장 사장, 김기남 부회장.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제52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17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김기남 DS부문장 부회장이 경영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왼쪽부터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사장, 한종희 VD사업부장 사장, 고동진 IM부문장 사장, 김현석 CE부문장 사장, 김기남 부회장.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삼성전자가 반도체, 모바일 등 시장 지배력이 있는 영역 중심으로 유의미한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의 해임 요구에 대해서는 회사 상황과 법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원론 입장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사상 처음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제5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은 지난 1월 “최근 3년 내 유의미한 M&A를 하겠다”는 발표 이후 진행 상황은 어떠냐는 주주 질문에 신중히 탐색 중이라고 답했다. 김 부회장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M&A 대상을 신중히 탐색 중”이라면서 “기존 사업의 지배력 강화나 기존 사업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중점을 두고 탐색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부회장은 “실행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다”면서 “전략적 M&A를 통해 미래 성장 발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1월 2020년 4분기 결산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023년까지 대형 M&A를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가장 유력한 영역은 삼성전자가 확고한 시장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반도체나 모바일 영역이다. 수급 불균형이 심화된 차량용 반도체나 파운드리 중심으로 삼성전자가 공격적 M&A를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졌다.

하지만 빠른 시일 내 차량용 반도체를 포함해 주요 반도체 개발·생산기업 인수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그 대신 시스템 반도체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영역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요소 기술 기업을 우선순위로 물색할 공산이 크다. 실제 이달 초 삼성전자는 주주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올해 빅데이터, 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역량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 영역에서 미래 가치가 뛰어난 기업 대상으로 M&A를 시도할 가능성이 짙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잉여 자금이 쌓이면서 투자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면서 “총수 부재로 대규모 M&A 의사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 기술 확보와 투자자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는 AI, 클라우드 등 스타트업 중심의 기업 인수가 최적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 대상의 대규모 M&A는 전무하다. 이재용 부회장도 1월 국정 농단 파기 환송심 재판에서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내년 7월에 출소한다 해도 불법 승계 의혹 재판과 취업 제한 등 산적한 과제가 많아 대규모 투자나 M&A는 신중히 접근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도 나왔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