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맥주 업계 '고사 위기' 판매량 반토막에 내년 주세 1.5배로 인상

코로나 직격탄에 시장 규모 축소
종량세 적용 2년 유예 일몰 다가와
수제맥주업체 등 해결 방안 모색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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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맥주 시장은 이미 반토막 났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주점들이 직격탄을 맞은데다 품질유지기한도 짧아 전체 시장 규모 자체가 쪼그라든 상황입니다.”

주류 과세 체계 개편으로 종량세가 시행된 지 2년 차를 맞았다. 올해를 끝으로 생맥주 세율에 대한 2년 유예 일몰 시한이 다가오면서 주류 업계가 고심하고 있다. 특히 이제 막 시장에 진입을 시도한 소규모 수제맥주 업체들은 코로나19 이후 유흥 채널 영업 중단이 이어지면서 판매를 늘리지 못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시행된 종량세 영향으로 생맥주는 리터(L) 당 주세 830.3원을 적용, 전체 세 부담이 815원에서 1260원으로 54.6% 늘었다.

출고가격이 낮은 생맥주는 종가세 체계에선 세 부담이 적었지만 가격과 상관없이 용량으로 세율을 정한 종량세 체계에선 세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생맥주 가격의 급격한 인상을 막기 위해 2년간 한시적으로 L당 주세 664.2원을 적용했다.

수제 생맥주의 경우 종량세 전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종량세 전환 전 기존 리터당 1800원에 달하던 세 부담은 한시적 경감된 세율을 적용해 리터 당 664.2원으로 내려갔다. 주세 인하 효과로 소비자가격도 종량세 이전 9000원~1만원에서 5000~6000원대로 내릴 수 있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수제 맥주 업체들이 공급처를 넓히려는 찰라 코로나19 확산으로 유흥 업소들은 문을 닫았고 음주 문화도 급격히 바뀌었다. 생맥주의 경우 품질 유지기한이 짧고 대량으로 납품하는 특성 상 전체 주문량 자체가 급감했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소상공인들이 대다수인 수제맥주 업체들은 생맥주 세율 한시 경감 끝나면 시장에 안착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오비·하이트진로·롯데주류 등 국내 맥주 대형3사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들 업체는 2016년 이후 생맥주 출고 가격을 올리지 않았고 롯데칠성음료(주류)는 지난해 초 가격을 인하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당시 롯데칠성음료는 클라우드 생맥주 1통(20ℓ·케그)은 3만70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피츠 케그는 3만430원에서 2만7387.4원으로 인하했다. 따라서 생맥주에 대한 세 부담 유예가 끝난다면 소비자가격 인상 가능성도 있다.

한 주류 업계 관계자는 “생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캔맥주나 병맥주에 비해 적지만 유흥 시장 매출이 전체적으로 떨어진 만큼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실제 업소용 매출이 과거 60~65%였다면 최근엔 30~35% 수준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