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印 최대 이통사에 기지국 장비 공급...최대 조 단위 추산

삼성전자, 印 최대 이통사에 기지국 장비 공급...최대 조 단위 추산

삼성전자가 인도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 릴라이언스지오에 4세대(4G) 롱텀에벌루션(LTE) 기지국 장비를 공급한다. 최대 조 단위 규모로 추산된다. 삼성전자의 국내 부품·장비 협력기업 수혜도 예상된다.

릴라이언스지오는 이달 초 주파수 경매에서 총 폭 856㎒ 가운데 절반이 넘는 488.35㎒를 확보했다. 릴라이언스지오는 이통 시장 경쟁에서의 격차를 벌리기 위한 공격적 투자로 총 8조8000억원을 투입했다.

주파수 경매 이후 릴라이언스지오는 곧바로 삼성전자에 관련 장비 발주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릴라이언스지오에 공급할 장비 개발·생산에 착수했다.

삼성전자의 수주는 릴라이언스지오와의 지속적 협력에서 비롯됐다. 지난해에도 삼성전자는 릴라이언스지오 4G 전국망 구축 사업에 핵심 장비를 공급했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릴라이언스지오에 사실상 독점적으로 LTE 기지국 장비를 공급한 만큼 기존 협력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릴라이언스지오의 4G 기지국 장비 교체와 신설을 동시에 수행한다.

릴라이언스지오가 확보한 주파수 가운데 대용량다중입출력장치(MMR, 매시브마이모)가 필요한 2.3㎓ 대역이 포함돼 매출 확대에도 유리한 구조다.

릴라이언스지오가 확보한 주파수가 LTE 대역이지만 향후 5G로의 전환에 대비한 설비 투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향후 릴라이언스지오의 5G 이통 투자에 참여할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릴라이언스지오의 공격적 투자에 따른 장비 공급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부진을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미국 중대역(C-밴드) 주파수 경매 이후 AT&T, T-모바일 등 주요 이통 사업자의 장비 공급사로 선정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에릭슨 및 노키아 등 경쟁사와의 수주전에서 빈손으로 물러났다.

대안 시장이던 일본 또한 장비 국산화 이슈가 부상하며 기존 거래 기업과의 수주를 자신할 수 없게 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단일 이통사 기준 세계 최대 4G 커버리지를 구축하는 릴라이언스지오를 기반으로 반등의 초석을 마련했다.

국내 삼성전자 부품·장비 협력기업의 수혜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의 중국 부품·장비 배제 움직임이 거세 국내 부품·장비 전문업체의 참여 기회가 확대될 여지가 크다.

김홍식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 주파수 경매를 통해 삼성전자가 지오릴리이언스 신규 발주 물량의 최대 약 절반을 공급할 수 있다”면서 “인도에서 중국 업체 배제 기류를 감안하면 미국 시장과 달리 삼성전자에 부품·장비를 공급할 업체가 국내 소수 기업으로 제한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