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가 2025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에 1조원을 투자한다. 국내 OTT 투자 중 최대 규모다.
이와 함께 콘텐츠 제작 분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콘텐츠책임자(CCO)를 영입하고 기획 스튜디오 설립도 추진한다.
웨이브가 독자적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 국내외 시장에서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와 맞대결하는 동시에 K-콘텐츠 한류를 주도하겠다는 출사표나 다름없다.
웨이브는 2019년 9월 출범 당시 2023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웨이브가 불과 1년 6개월 만에 1조원으로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건 갈수록 치열해지는 OTT 시장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가 필수라고 판단한 결과다.
당장 넷플릭스는 올해에만 5500억원을, 티빙은 2023년까지 4000억원을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겠다고 공표했다. 뿐만 아니라 디즈니플러스 진입도 예고된 만큼 독자적 콘텐츠 경쟁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존립이 위태로울 것이라는 위기의식도 내재돼 있다.
앞서 웨이브 대주주 SK텔레콤은 1000억원 규모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웨이브는 SK텔레콤 유상증자와 기존에 확보한 자금, 오리지널 콘텐츠 수익 재투자, 추가 투자 유치 등을 통해 1조원 투자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웨이브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700억원을 투자해 '앨리스' 'SF8' '좀비탐정' '조선로코-녹두전' 등 오리지널 콘텐츠 총 16편을 선보였다.
올해에도 800억원 이상을 투입, '모범택시' '보쌈-운명을 훔치다' 등 오리지널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또 방송사와 협업이 아닌 첫 독자 오리지널 콘텐츠 정치시트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를 하반기 공개할 예정이다.
웨이브는 콘텐츠 제작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CCO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콘텐츠전략본부를 신설했고 2분기에는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기획·개발을 총괄할 스튜디오를 설립할 예정이다.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K-콘텐츠 라인업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웨이브는 글로벌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하반기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을 공식화하고, 준비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 OTT 시장를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외 미디어 기업과 파트너십을 논의하고 있다. 웨이브는 파트너와 협력, 지상파 방송사 명작 라이브러리 콘텐츠와 웰메이드 오리지널 콘텐츠 등 K-콘텐츠 경쟁력을 토대로 글로벌 OTT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한다는 포석이다. 웨이브는 글로벌 현지 파트너도 확보할 예정이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통해 방송사, 제작사, 지식재산(IP) 보유 기업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경쟁력 있는 중소 제작사 발굴에 힘쓸 것”이라며 “웨이브가 K-콘텐츠와 K-OTT 플랫폼 동반성장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콘텐츠웨이브는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원스토어 다음으로 ADT캡스, 웨이브 순으로 IPO할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OTT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계획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