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글로벌 판매 프리미엄 TV에 '디지털 집사' 기능 탑재

모바일 기반 '스마트싱스' 플랫폼에 통합
가정 내 모든 기기 작동·관리 허브 역할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주도권 확보 포석

삼성전자가 세계에 출시하는 프리미엄 TV에 '디지털 집사' 기능을 하는 가전 연동 플랫폼을 탑재한다.

특히 이 기능은 기존 모바일 기반 홈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로 통합돼 스마트홈 환경을 집 밖에서도 제어할 수 있게 확장한다. 글로벌 시장 1위 제품인 TV와 스마트폰을 앞세워 집 안팎을 아우르는 스마트홈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네오 QLED
삼성전자 네오 QLED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국내 판매 TV 제품에 시범 적용한 가전 연동 플랫폼을 이달부터 전 세계 판매 제품에 확대 적용한다. 기존 모바일 기반 홈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로 통합, TV와 모바일 환경을 아우르는 스마트홈 환경을 제공한다.

지난해 CES 2020에서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다양한 기기를 편하게 조작하는 '디지털 집사'로서 새로운 TV의 역할 개념을 처음 소개한 이후 1년 만에 현실화됐다.

TV기반 가전 연동 플랫폼은 TV를 허브로 하여 가정 내 모든 와이파이·블루투스·적외선 신호를 검색해서 다양한 기기를 식별, 동기화한다. 기기 등록·연결이 완료되면 TV 리모컨이나 음성 명령으로 집 안의 모든 기기에 대한 작동과 관리가 가능하다. 최근 출시한 '네오 QLED'를 포함해 2021년형 QLED, 일부 UHD TV(AU9000) 등 프리미엄 TV에 적용했다. <본지 2월 5일자 3면 참조>

TV기반 가전 연동 플랫폼은 현재 131개 기업 제품과 연동된다. 보안 카메라(링), 스마트 조명(필립스), 스마트 스위치(에코비) 등을 포함해 인공지능(AI) 스피커 및 게임콘솔 등 블루투스나 와이파이로 연결되는 가전 기기와 대부분 호환한다. 또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선풍기, 공기청정기, 로봇 청소기, 가습기 등도 연동돼 TV 화면 조작이 가능하다.

대형 화면을 갖춘 TV를 통해 훨씬 손쉬운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할 수 있어 차별화된다. TV가 그동안 가정 내 플랫폼 허브 후보로 거론되던 스마트폰, 냉장고, 셋톱박스, 스피커 등과의 경쟁에서 주도권 확보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TV기반 가전 연동 플랫폼을 모바일 기반 스마트싱스로 통합, 전 세계에 확산할 계획이다. 스마트싱스는 모바일기기를 활용해 TV, 에어컨,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가전을 연동·제어하는 플랫폼이다. 현재 200여개 기업 2500개 이상 제품을 연결하는 허브로 성장했다. 세계 사용자만 1억명이 넘는 데다 국내에서도 500만명 이상 사용하는 시장 선두 홈 IoT 플랫폼이다.

TV를 기반으로 가전을 연동하는 플랫폼에서 공간 제약이 적은 모바일의 특성을 흡수하면서 활용도가 더욱 넓어졌다. 집 안은 물론 집 밖에서도 삼성 주도로 스마트홈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기반 가전 연동 플랫폼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연동 제품도 가장 많은 스마트싱스와 결합하면서 안정적 시장 안착이 가능해졌고, 집 안에 국한되던 사용 범위도 집 밖으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삼성전자 스마트홈 전략은 TV와 스마트폰 지배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서비스 경쟁으로 치닫는 가전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가 목적이다.

삼성전자 TV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점유율 약 32%로, 15년째 1위를 지키고 있다. 스마트폰도 지난해 19%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선두를 질주하는 두 제품을 서비스 영역인 스마트홈 분야에 핵심 디바이스로 내세우면서 소비자 종속(록인) 효과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애플 아이폰도 연동, 다양한 모바일 콘텐츠를 삼성 TV에서도 동일하게 경험할 수 있다. 캐리어, 일렉트로룩스, GE 등 주요 글로벌 가전기업의 제품도 모두 연동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의 스마트홈 전략은 사용자 데이터로 서비스 수요를 확인하고, 다양한 기업이 이를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