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게임시장, '크로스플랫폼'이 대세

간편한 게임성과 크로스플랫폼 지원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어몽어스
간편한 게임성과 크로스플랫폼 지원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어몽어스

2021년 게임산업에서 '크로스플랫폼'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코로나19로 더 증가한 멀티플레이 수요를 잡는 동시에 새롭게 진입한 이용자를 묶을 방법이다.

크로스플랫폼은 멀티 플랫폼의 일종이다. 단순히 여러 플랫폼에 대응하는 방식과 달리 모바일, PC, 콘솔 이용자 모두 한 자리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콘솔 시장이 활성화된 미국과 유럽 시장뿐 아니라 모바일, PC 수요가 많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도 어필할 수 있는 주요 전략으로 떠오른다.

잉그리드 레스티요 유니티 운영 솔루션 부사장은 30일 “앞으로의 대세는 크로스플랫폼 게임”이라며 “이용자가 보유 중인 플랫폼과 관계없이 서로 연결하고 플레이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판단 근거는 유니티 솔루션으로 제작 또는 운영되는 콘텐츠 데이터다. 월간 28억명 이상에게서 나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데이터 과학자들이 분석했다. 코로나19가 게임 산업에 미친 영향을 알아볼 수 있는 최대 규모 데이터다.

보고서에 따르면 멀티플레이를 즐기는 플레이어의 수는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평일에도 게임을 이용하는 이용자 비율은 52% 증가했다. 고해상도 그래픽스로 렌더링되는 HD게임 플레이 규모도 전년대비 38% 증가했다. 고품질 게임과 이를 전 플랫폼에서 지원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실제 늘어난 풀을 활용한 '폴가이즈'는 큰 성공을 거뒀다. PC, 콘솔, 모바일 전반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했다. '원신' '어몽어스' 역시 마찬가지다. 플랫폼의 장벽을 허문 게임이 흥행했다.

그동안 기술적 한계로 크로스플랫폼 구현이 쉽지 않았으나 최근 1~2년 사이에 도구와 기술 발전으로 크로스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레스티요 부사장은 “확장 가능한 크로스플랫폼 솔루션을 게임 흥행에 필수적인 요소로 여기는 개발자 비율이 96%에 달한다”며 “게임 개발자 커뮤니티는 무엇보다 바로 이 점을 중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경향은 올해 더 확산될 전망이다. 거대 게임사가 큰 규모 게임에 적용하려고 시도한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크로스플랫폼 게임 개발을 미래 전략으로 낙점했다. 엔씨소프트는 자체 플랫폼 '퍼플'로 크로스플랫폼 기반을 마련했다. 넥슨은 대표 지식재산권(IP) '카트라이더'를 크로스플랫폼 게임에 투입한다.

크로스플랫폼에 대응하면 미국과 유럽 거대시장에 진출하기 용이하다. 전 세계 콘솔시장 점유율은 27.5%다. 모바일에 이은 두 번째 규모다. 약 54조원 시장이다. 올해는 코로나19와 차세대 기기 출시 영향으로 콘솔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질좋은' 이용자가 많기에 매출 기대값도 높다.

국내 콘솔시장도 팽창하고 있기에 내수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시장 자체는 아직 작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의 신형 9세대 콘솔기기가 품귀 현상을 보일 정도로 성장 중이다.

레스티요 부사장은 코로나19 이후 일상이 돌아와도 게임 산업 성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팬더믹 이전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면 더는 게임을 하지 않고 다른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의견이 있다”며 “바뀐 습관이 팬데믹 이후에도 일상이 될 것이라 예단하기는 힘들지만 과거 플레이어 행동 방식 변화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많은 플레이어가 원래대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