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주식 시장 진입이 늘어난 올해 초부터 증권사들의 유튜브 공식 채널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단순 광고 노출 용도로만 활용되던 증권사 유튜브가 브랜딩을 구축하는 주요 채널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31일 인플루언서 데이터 정보 플랫폼 녹스인플루언서에 따르면 각 증권사가 개설한 유튜브 채널 중 키움증권 '채널K', 삼성증권 '삼성POP', 미래에셋 '스마트머니'가 이달 나란히 구독자 100만을 돌파했다. 구독자 100만은 유튜브 운영 채널 중 상위 1%에 해당한다. 유튜브는 구독자 100만 이상을 기록한 채널에 '골드버튼'을 징표로 부여한다.
100만을 돌파한 3개 증권사 유튜브 채널 모두 올해 초 기준 구독자 10만대에 불과했으나 1월부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2월 50만을 돌파한 이후 한 달만에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는 등 3개월 동안 10배 가까이 구독자 수를 늘렸다. 키움증권이 지난 22일 증권사 최초로 100만을 돌파했으며 며칠 간격으로 미래에셋, 삼성증권이 100만 대열에 입성했다.
유튜브 각 채널에서 초보 투자자들이 즐길만한 주식투자 콘텐츠가 대거 확충, 구독자 저변이 늘어난 것이 증권사 채널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이어졌다고 풀이된다. '슈카월드' '신사임당' 등 주식·재테크 전문 유튜브 채널이 이달 기준 구독자 140만을 각각 돌파하는 등 꾸준한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한화투자증권과 카카오TV가 함께 제작한 주식 예능 '개미는 오늘도 뚠뚠'은 평균 조회수 200만뷰가 넘는 인기를 끌었다.
미래에셋의 경우 지난 1월부터 미래에셋그룹 창업자인 박현주 회장이 채널에 직접 출연해 올해 주요 산업 트렌드와 전망, 퇴직연금과 부동산,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등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면서 이용자 호응을 이끌어냈다. 또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리포트를 게시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비대면 투자 콘텐츠를 확장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매일 진행하는 실시간 라이브 방송과 투자업계 주요 인사 특강을 다룬 '키움아카데미'의 인기가 높다. 특히 최근 한봉호 타스탁 대표(필명 마하세븐)가 출연한 특강은 조회수 20만, 댓글 300개를 기록하며 키움증권이 선보인 콘텐츠 중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세로캠, 유명 유튜버와 컬래버레이션 등 기존 증권사들이 시도하지 못한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 선보이고 있다.
주요 증권사 중에서도 유튜브 채널 성장세는 큰 편차를 보인다. KB증권이 운영하는 '마블TV'는 이달 말 기준 구독자 10만대에 머물렀으며, 한국투자증권 뱅키스는 9만8000, NH투자증권은 2만8000 구독자를 각각 기록해 비교적 열세를 보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중이 급성장한 20∼30 개인 투자자의 경우 복잡한 증권사 리포트보다 유튜브로 제작된 정보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며 “다만 최근 구독자 수 급증은 프로모션 등으로 인한 허수도 포함돼 있어 내실있는 콘텐츠 확대를 위한 노력도 함께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