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작년 벤처투자 사상 최대...중간단계 신기술금융투자↑

지난해 벤처투자 규모가 8조원을 돌파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코로나19 확산에도 신기술금융회사 등 민간 금융권 중심으로 신규 투자를 크게 확대한 까닭이다.

4일 여신금융협회와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총 8조962억원의 신규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의 7조5278억원에 비해 7.55% 증가했다. 2016년의 3조4163억원에 비해서는 2배가 넘는 투자가 지난해 이뤄졌다.

이번 통계는 창업투자회사와 신기술금융사의 투자 실적을 합산해 집계한 결과다. 창투사와 신기술금융사는 모두 벤처투자라는 동일한 기능을 수행한다. 다만 창투사는 중소벤처기업부, 신기술금융사는 금융위원회가 각각 관할한다.

지난해 창투사의 신규 투자는 4조3045억원, 신기술금융사는 3조791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최근에는 창투사보다 신기술금융사 투자 확대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창투사의 신규 투자는 전년 대비 불과 0.6%(268억원) 증가한 반면 신기술금융사의 신규 투자는 16.7%(5416억원)나 늘었다. 신기술금융사가 전체 벤처투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6.8%에 달한다. 기존 벤처투자 시장의 강자이던 창투사를 넘볼 정도로 투자 규모가 커졌다.

통상 창투사는 초기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는 반면에 신기술금융사는 카드·증권사가 포함되면서 중간 단계 벤처기업 투자 비중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증권시장 활황으로 회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업력이 있는 중간단계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었다”고 진단했다.

신규 투자를 포함해 우리나라에서 운영 중인 전체 벤처투자 규모는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기준 시장에서 운용되는 벤처투자조합은 32조9334억원, 신기술투자조합은 12조5574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공식 집계되는 벤처펀드만도 이미 45조원이 넘는다.

여기에 창업·벤처기업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PEF), 농업과 수산업 등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농수산식품투자조합 등을 더할 경우 그 규모는 더 커진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중의 풍부한 유동 자금이 다양한 방식으로 벤처투자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면서 “향후 정밀한 정책 수립과 시장 데이터 축적을 위해서는 더 체계적인 통계 관리가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코로나에도 작년 벤처투자 사상 최대...중간단계 신기술금융투자↑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