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금융용어 바꾸는 'UX 라이터' 영입한 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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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령 토스 UX라이터
김강령 토스 UX라이터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에서는 이러한 작업을 전담하는 UX 라이터(Writer)를 5일 소개했다. 밀레니얼, 디지털 세대 눈높이 맞는 단어와 문장을 쓰기 위해 전담인력을 둔 것이다.

김강령 토스 UX라이터는 금융 업계 어려운 전문용어를 바꿔서 표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해 9월 토스에 합류했다.

김 라이터는 “고객이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며 “제품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지, 일관된 보이스톤을 적용하는지, 에러 상황에서 겪는 불쾌한 감정을 최소화하는지 등을 고려하며 텍스트를 개선한다”고 밝혔다.

이어 “토스가 지키고자 하는 제품 글쓰기 원칙을 만들어서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이기도 한다”며 “컴포넌트별 라이팅 규칙을 토스디자인시스템(TDS) 안에 심는 등 작업 공수를 최소화하는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UX 라이터는 금융용어를 이해하기 쉽고 간결하게 바꾸는 역할을 한다. 또 딱딱한 텍스트에서 벗어나 사람이 말하듯이 따뜻한 문장으로 바꿔 표현한다.

토스는 금융고객의 불편함을 파고든 혁신성으로 가파른 성장을 거뒀다. 이러한 성장 배경엔 기존 금융사와 달리 쉽고 간결한 텍스트가 밑바탕이 됐다.

토스가 UX 라이터를 따로 두는 이유는 금융 플랫폼에서 텍스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해외 디자인 컨설팅 업체 인터콤의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앱스토어 상위 랭킹 서비스 분석 결과, 인터페이스 안에 들어가는 텍스트 비중은 30~40%다.

금융서비스인 페이팔은 47%를 차지한다.

그는 단순히 쉽게 쓴다는 개념보다 소비자 입장에서 피부에 와닿는 표현으로 쓰려고 노력한다.

김 라이터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신경 쓰고 있다”며 “제품을 만드는 사람은 정책이나 화면 뒤에 숨은 기술적인 과정을 다 알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이게 무슨 말이지?'라고 느낄때가 많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기존 대형 금융사도 선제적으로 UX 라이팅에 대한 시도가 있었다.

신한카드는 어려운 금융용어를 쉽게 표현하기 위한 UX 라이팅을 제작했다. KB국민은행도 디지털채널에서 사용하는 금융 언어를 쉽고 간결하게 재정리했다.

해외 주요 글로벌 기업에서는 일찍이 UX 라이터를 대거 채용해 사용자경험을 개선하고 있다. 구글, 애플, 스포티파이, 아마존 등 대형 IT기업은 많게는 100명 이상 UX라이터를 두고 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