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삼성·LG·현대차, 1.2조원 급식 일감 물꼬

공정위, 5일 삼성·LG·현대차와 선포식
조성욱 "일감개방, 경제기폭제"
LG, 전면개발...CJ, 65% 개방
中企, 소상공인에 성장기회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제공=연합뉴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제공=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 현대차, LG, 신세계 등 8개 대기업집단과 1조2000억원에 육박하는 일감 개방에 물꼬를 튼다.

앞서 대기업은 계열사, 친족기업을 통해 급식 일감을 몰아주다가 공정위로부터 조사를 받은 사례가 있었다. 앞으로 이를 민간 경쟁입찰로 전격 개방, 중소업체와 소상공인 기업에 성장에 기여하고 기업집단은 내부적으로 경영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포석이다.

공정위와 삼성·현대자동차·LG·현대중공업·신세계·CJ·LS·현대백화점은 5일 단체급식 일감개방 선포식을 개최했다. 선포식에는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 권영수 LG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이 30년을 넘게 계열사·친족기업에 몰아주던 구내식당 일감을 민간에 전격 개방하는데 합의점을 도출했다.

이날 조성욱 위원장은 “기업 최상위의 상생은 일감나누기”라며 “수십 년 간 계열사, 친족기업과 단체급식을 수의계약 하던 관행을 바꾸겠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감개방 우리 경제 큰 기폭제로 독립기업·중소기업·소상공인에 기회의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단체급식 시장은 급식업체 삼성웰스토리(삼성그룹), 아워홈(LG그룹), 현대그린푸드(현대그룹), 씨제이프레시웨이(CJ그룹), 신세계푸드(신세계그룹) 등 상위 5개 업체가 전체 시장(4조3000억원)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단체급식 부당지원 행위를 입증하기 위해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2018년부터 삼성그룹이 삼성웰스토리를 부당지원한 혐의에 대해 조사해왔다.

당국은 최근 삼성웰스토리를 부당지원한 삼섬그룹 계열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그룹 계열사들에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라는 심사보고서도 발송했다.

삼성웰스토리는 2019년 기준으로 매출액의 38.3%를 계열사 일감으로 올린 회사로, 삼성에버랜드의 급식, 식자재 유통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여 설립됐다.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그룹 총수 일가가 최대 주주인 삼성물산의 완전 자회사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업계 1위로 성장했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기흥공장 설립 이후 공장 증설 때 마다 단체급식을 삼성웰스토리와 수의계약해왔다. 삼성전자 최근 단체급식 거래규모는 연간 6000만식 이상, 금액으로는 5000억원 수준이다.

아워홈 또한 대기업집단 계열사는 아니지만 LG그룹 고 구인회 회장의 3남(구자학)이 별도 설립한 회사다. 친족관계인 LG그룹·LS그룹(LG서 계열 분리)과 오랜 기간 수의계약을 통해 거래해 왔다.

이처럼 단체급식 시장에서 일부 대기업집단 계열사가 일감을 독식, 성장하자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시장 구조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무엇보다 대기업집단 계열사·친족기업과 고착화된 내부거래 관행을 약화시키는 게 골자다.

이번 단체급식 일감개방을 통해 대기업집단 계열사·친족기업이 독점하던 1조2000억원 규모 단체급식이 순차적으로 경쟁입찰로 전환하게 된다.

특히 LG는 전면개방 원칙 하에 4000만식 이상을 순차적으로 개방하고 CJ는 65% 이상(370만 식)을 개방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였다.

다른 참여기업들은 먼저 기숙사, 연구소 등 소규모 시설들을 대상으로 내년에 약 1000만식 규모 일감을 개방하고, 향후 대규모 사업장까지 일감개방 범위를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일감개방 시 지방의 중소 급식업체 등을 고려하거나 직원이 인근 자영업자 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표=업체별 단체급식 일감개방 계획 ]

공정위-삼성·LG·현대차, 1.2조원 급식 일감 물꼬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