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칠성음료의 '자회사 엠제이에이와인(MJA) 부당지원 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고발하기로 했다. 최근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대기업집단의 시스템통합 업체, 급식 계열사 등 부당지원 행위에 대해 감시망을 키우고 있다.
공정위는 롯데칠성음료(롯데칠성)가 백화점에서 와인 소매업을 영위하는 MJA와인을 부당 지원한 행위에 대해 롯데칠성에 7억700만원, MJA 4억788만원 등 총 과징금 11억8500만원을 부과하고, 롯데칠성음료를 검찰에 고발했다.
현재 MJA는 롯데칠성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기업집단 롯데에 편입돼 있는 회사다.
공정위는 “롯데칠성은 2009년부터 10년 이상 장기간 MJA에 대해 총 35억원 규모 경제상 이익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일련의 부당지원을 받으며 MJA는 백화점 와인 소매 시장에서 점유율 2위의 사업자 지위를 확보했다는 게 당국의 주장이다.
지원배경으로 “MJA가 2013년에도 완전 자본잠식에 다시 처하게 되는 등 재무상태가 지속 악화하자 롯데칠성은 MJA의 손익을 개선하고 백화점 판매채널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지원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롯데칠성은 자회사 MJA의 손익개선을 위해 자신의 와인 공급가격에 할인율을 높게 적용하는 방식으로 MJA에 와인을 저가에 공급했다. 이로 인해 MJA 원가율은 2012년 약 77.7%에서 2019년 약 66%까지 개선됐다.
또 롯데칠성은 MJA의 판촉사원 용역비용을 부담하기도 했다. 이 밖에 자사 인력을 MJA 업무에 투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롯데칠성 직원들은 MJA의 와인 소매업 관련 기획·영업활동 등 업무를 담당했지만 MJA는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다.
롯데칠성은 이같은 부당 지원행위를 장기간 실행, MJA에 총 35억원 규모 경제상 이익을 제공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특히 해당 시장에는 중소규모 사업자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고 MJA의 주요 경쟁사업자도 대부분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상황에서 대기업집단의 자금력과 조직력을 이용, 경쟁상 우위를 점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집단국은 최근 GS그룹의 부당지원 행위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GS그룹 계열사가 시스템통합(SI) 업체인 GS ITM에 일감을 몰아줘 오너일가에 부당이익을 줬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GS ITM은 GS그룹의 전산 서비스를 맡은 기업으로 3년 전까지 허서홍 GS에너지 전무, 허윤홍 GS건설 부사장, 허준홍 GS칼텍스 부사장 등 오너일가가 80%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단체급식 부당지원 행위를 입증하기 위해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2018년부터 삼성그룹이 삼성웰스토리를 부당지원한 혐의에 대해 조사해왔다.
당국은 최근 삼성웰스토리를 부당지원한 삼섬그룹 계열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그룹 계열사들에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라는 심사보고서도 발송했다. 당국은 조만간 전원회의에서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