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기업과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전용 모듈 개발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각종 센서와 로봇 등 기업용(B2B) 단말에 탑재되는 5G 모듈 전용 칩셋 개발·공급을 결정, 전면 국산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5G B2B 서비스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기정통부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5G 모듈 산업 생태계 활성화' 사업을 확정, 이달부터 5G 모듈 개발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5G 모듈은 폐쇄회로(CC)TV, 로봇, 센서와 같은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에 탑재돼 모뎀과 연산장치(AP)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5G 이통망과 무선 주파수를 이용해 통신하며, 기기에 대한 명령을 제어하거나 데이터를 전송한다. 정부는 에이엠텔레콤 컨소시엄을 주관 사업자로 선정했다. 컨소시엄에는 에이엠텔레콤을 비롯해 클레버로직, 파트론, 우리넷 등 모듈 분야 전문 중소기업이 참여한다.
삼성전자는 3.5㎓ 대역의 5G 통합 칩셋 '엑시노스 980'을 기반으로 기능을 간소화한 5G 모듈 전용 칩셋을 개발, 컨소시엄에 공급한다. 컨소시엄은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국산 5G 칩셋을 기반으로 △5G 모뎀+AP 모듈 회로 설계 △5G·롱텀에벌루션(LTE) 연계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기반의 구동시스템 개발 △5G 모듈·검증을 위한 레퍼런스 보드 개발 △5G 라우터 등 레퍼런스 디바이스 개발 등 과제를 수행하는 등 5G 모듈 상용 제품을 개발·출시할 예정이다. 국산 5G 모듈 개발은 삼성전자의 5G 전용 칩셋 공급이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5G 모듈 전용 칩셋 수요 예측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공급 여부를 고심했지만 과기정통부·중소기업과 10차례 이상 협의한 끝에 개발을 결정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5G 모듈 개발이 5G B2B 활성화의 관건이라고 판단,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에 5G B2B 활성화를 위한 핵심 부품 개발의 필요성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5G B2B 활성화를 위한 핵심 요소인 5G 전용 단말 가격을 낮출 수 있어 5G 생태계 활성화의 필수 요건이 충족된 것으로 평가된다. 스마트공장과 스마트시티 등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은 저렴한 국산 5G 모듈을 수급해서 전용 단말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기존 국내 5G 모듈용 칩셋 시장은 사실상 퀄컴 독주체제였다. 퀄컴은 칩셋 제품과 사후지원, 라이선스 비용 등을 패키지로 구성해서 수억원~수십억원에 판매해 중소기업이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국산 5G 모듈 개발로 아이디어 기반의 5G B2B 단말을 다양화하고, 관련 핵심 부품 시장에도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6일 “삼성전자와의 협의를 거쳐 5G B2B 활성화를 위한 전용 모듈 생태계 사업을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게 됐다”면서 “5G 신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장관은 국산 5G 모듈 개발 사업을 독려하기 위해 조만간 삼성전자와 중소기업 컨소시엄을 방문, 격려할 예정이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