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렬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이 상표법뿐만 아니라 부정경쟁방지법도 상호를 보호한다면서 LX홀딩스가 'LX' 이름을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LX홀딩스 대표와 만나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는 의향도 밝혔다.
김 사장은 6일 데이터·플랫폼 전문기업으로의 전환 계획을 밝히는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상표법은 디자인이 다르면 상표가 유사하지 않다고 보지만 포털에서 LX를 치고 검색하면 두 회사가 모두 나오듯이 일반 상식에는 부합하지 않은 선택”이라면서 “부정경쟁방지법에서는 상표만이 아니라 성명·상호·표장 등의 표시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해도 부정경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X홀딩스가 사명 사용을 고집할 경우 상표법뿐만 아니라 부정경쟁 여부로도 다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LX라는 명칭을 함께 쓰면서도 윈윈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민간 기업규제가 바람직하지는 않기 때문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면서 “LX홀딩스 대표와 만나 건설적인 대화를 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LX는 사명 이외에도 전임 사장 해임 집행정지 판결에 따른 '2사장 체제'로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복직한 최창학 사장은 서울본부로, 김 사장은 전주 본사로 출근하고 있다. 김 사장은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서 최 사장에게 최소한의 예우를 갖추려고 한다”면서도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아 공사가 혼란에 빠진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최 사장의 임기인 오는 7월까지는 이 같은 '2사장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특히 LX가 데이터·플랫폼 전문기관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디지털 트윈 표준 모델을 위한 변곡점이 올해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북 전주시에 3차원(D) 정보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축하고, 각종 상황을 데이터에 의해 분석하고 예측한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강원 춘천시와 새만금, 충북도와 활용 모델을 함께 개발할 계획이다. 춘천시에서는 수질 오염 예방과 분석, 충북도에서는 오송역의 호남선·경부선 철로 개선 시뮬레이션에 활용한다.
종이 기반 지적을 디지털 기반으로 바꾸는 지적재조사 사업에서도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다. 현 지적재조사 사업은 평면적인 디지털 정보를 구축하고 있지만 드론을 활용해 3D 입체지적도로 구축하는 프레임을 연구하고 있다. 김 사장은 “자율주행차 등 첨단 산업을 위해 3D 입체 지적도로 구축하는 프레임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이르면 올해 제도를 혁신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안전사고와 재난 예방을 위해 지하 공간에 15종의 사회간접시설(SOC) 통합 지도 구축에도 나서고 국토조사에 특화된 국산 드론 개발과 인공지능(AI) 시스템 구축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사명 갈등에 'LX' 이름 포기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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