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1분기 두 자릿수 대 높은 매출 성장을 거뒀다.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가 성장세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마트 1분기 총 매출(별도기준)은 작년 동기대비 10.8% 늘어난 4조197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기존점 기준으로도 9.5% 증가했다. 작년 1분기에도 급증한 식료품 수요로 2.3% 신장했던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매출 성장세다. 영업이익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로 인한 내식 확대 등 외부 요인에 따른 일회성 성장이라는 일부 우려도 불식시키는데 성공했다. 할인점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강희석 대표의 의지에 따른 공격적 점포 리뉴얼과 창고형 매장 확대 등의 시도가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온라인 공세 속 오프라인 선방을 이끈 것은 이마트 창고형 마트인 트레이더스다. 1분기 트레이더스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25.0% 신장했다. 신규 점포를 연 효과를 제외해도 15.7% 늘었다. 이마트 할인점 신장률 8.0%에 3배에 달한다. 대량으로 생필품을 살 수 있는 데다 3월 따뜻한 날씨 덕분에 계절가전 등 고단가 상품 판매가 늘어난 것도 매출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
이마트도 전사 차원에서 트레이더스 투자를 집중한다. 올해 투자 예정액 5600억원 중 20%에 달하는 1100억원을 트레이더스에 투자한다. 연간 목표 매출액도 10.4% 증가한 3조220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지난해 신규 매장 3곳을 출점한데 이어 2025년까지 5개 점포를 추가로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고객 집객과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해 전용 무료 멤버십 '트레이더스 클럽'을 선보이고 자체 브랜드(PB) '티 스탠다드'도 론칭했다.
트레이더스 성장세가 뚜렷해지면서 창고형 할인점을 온라인과 경쟁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려는 대형마트 업계 발걸음도 바빠졌다. 창고형 할인점 선두업체인 코스트코는 김해와 청라, 고척 등에 추가 개점을 준비 중이며, 홈플러스는 기존 점포 매각으로 확보한 1조3000억원 자금을 활용해 창고형 매장인 스페셜 점포를 대폭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홈플러스는 오는 7월 원주점과 인천청라점 등 10개 점포를 창고형 할인점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한다. 특히 향후 전국 139개 모든 점포를 스페셜 모델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창고형 할인점 사업에 집중해 오프라인 부진을 만회하고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창고형 할인점은 대용량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을뿐 아니라, 기존 마트에 없는 단독 상품까지 구비해 오프라인 고객 수요가 몰리고 있다”면서 “신규 출점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외형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