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번 먹자' '식사하셨어요?' '밥 잘 챙겨 먹고' '밥 맛 없어'
우리나라는 반가울 때나 걱정할 때나 싫을 때조차 늘 '밥'을 이야기한다. 밥에 대해서는 늘 진심이었고, '밥심'은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됐다.
밥에 대한 진심이 닳은 기업이 있다. 바로 쿠쿠전자다. 우리나라 전기밥솥 시장 1위인 쿠쿠는 밥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진심을 담은 제품을 매년 출시한다. 그중에서도 '쿠쿠 트윈프레셔 마스터셰프'는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인정받으면서 프리미엄 전기밥솥 부문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 처음 출시한 트윈프레셔 마스터셰프는 고압과 무압을 동시에 지원하는 혁신으로 단숨에 시장을 사로잡았다. 2019년 선보인 2.0 제품에는 무압모드 취사 도중 밥솥 뚜껑을 열어 재료를 추가로 넣는 '오픈쿠킹'까지 최초로 적용했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길을 걸었고 성공적 결실을 거뒀지만 순탄치만은 않았다.
냄비밥(무압)과 압력밥(고압) 기능을 합치는 것은 업계의 오랜 숙원이었지만, 하나의 밥솥에 두 기능을 넣는 것은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다.
김석 쿠쿠전자 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우리도 2014년 하이브리드 형태 제품을 연구하다 중단한 뒤 다시 심혈을 기울여 2년간의 개발 끝에 물리적 통합을 이뤘다”고 말했다.
사람 입맛이 천차만별이듯 좋아하는 밥맛도 다르다. 찰지고 쫀득한 밥을 좋아하면 고압을, 촉촉하고 고슬한 밥을 좋아하면 무압으로 밥을 지어야 맛있다. 쿠쿠는 투윈프레셔 마스터셰프에 업계 최초로 두 기능을 모두 통합했다. 간단한 통합 같지만 기존 밥솥에 구현 방식이 다른 두 기술을 합치고 안전성까지 담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김 책임연구원은 “기존 압력 밸브는 단순 구조인 반면 트윈프레셔는 패킹, 스프링 등 부품이 추가되는데다 압력 성능과 취사 성능, 내구성 등에 문제까지 없어야 해 어려운 난관이 많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또 다른 혁신을 준비했다. 2019년 출시된 모델에는 취사 도중 뚜껑을 열고 나물이나 각종 양념 등을 넣을 수 있는 오픈쿠킹 기능까지 추가했다.
한임경 쿠쿠전자 마케팅팀 상품기획담당자는 “초기 모델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후속개발을 위해 고객 의견과 기술연구소 피드백을 세밀하게 검토했다”면서 “기존과 달리 무압기능이 구현되면서 취사 중간에 문을 여는 게 문제가 없다고 판단돼 오픈쿠킹 기능까지 시도했다”고 말했다.
두 가지 혁신의 결과는 놀라웠다. 기본적으로 하나의 전기밥솥으로 냄비밥, 압력밥 모두 구현하는 동시에 김밥, 덮밥, 초밥, 볶음밥, 비빔밥 등 다양한 요리의 밥맛까지 잡았다. 또 오픈쿠킹 기능으로 취사 중간에 재료를 넣는 나물밥은 물론 건강죽, 이유식 등 다양한 요리까지 확장했다.
한 상품기획담당자는 “한국인은 고압의 압력밥을 선호하지만, 일본이나 중국은 무압의 냄비밥을 선호하는 등 국가별로도 좋아하는 밥맛이 다양하다”면서 “두 가지 기능을 모두 지원하는 트윈프레셔는 해외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리를 하는 멀티 쿠커로도 주목 받는다”고 강조했다.
실제 쿠쿠의 트윈프레셔 모델은 2월 기준 작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16%나 증가하는 등 매년 급성장 중이다. 쿠쿠전자 프리미엄 밥솥 중에서도 트윈프레셔 모델 판매 비중은 40%에 이를 정도로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미국, 베트남 등 해외에서도 이 제품 인기에 힘입어 매출이 최대 400%나 성장했다.
밥에 대해 늘 진심인 두 사람에게 가장 맛있는 밥은 무엇일까. 두 사람은 각각 '엄마밥'과 '매뉴얼밥'을 꼽았다. 결국은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던 따뜻한 밥을 매뉴얼화 해 쿠쿠 밥솥에 담았다는 의미로 이어졌다.
김 책임연구원은 “아무래도 남자인데다 집에서 많은 요리를 하기보다는 회사에서 밥을 짓는 연구만 오래 하다 보니 기술적으로 접근하게 된다”면서 “라면에도 설명서가 나와 있듯 밥솥에도 물 높이가 표시돼 있는데 이 기준을 지킬 때가 밥맛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한 상품기획담당자는 “직장 생활하면서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엄마가 해주는 밥이 가장 맛있다”면서 “일주일에 2~3번씩 쿠쿠 밥솥으로 요리를 하는데, 백미과 현미를 일대일로 해 갓 지은 쫀득한 밥을 먹으면 엄마가 해주셨던 밥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