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에 발맞춰 스마트 헤드램프를 구현하는 발광다이오드(LED)를 개발했다. 공급 과잉으로 위축된 삼성 LED 사업이 자동차 전장 분야로 활로를 넓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헤드램프를 구현할 수 있는 LED 모듈 '픽셀 LED'를 출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스마트 헤드램프는 주행 환경에 맞춰 빛의 양을 자동으로 조절하거나 빛의 방향을 제어하는 것이다. 일례로 반대 차로에서 마주 오는 차량을 발견하면 헤드램프에서 주사되는 빛이 맞은편 운전자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각도나 광량을 자동차가 자율 기능으로 조정한다.
이런 똑똑한 헤드램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빛을 내는 물질, 즉 광원인 LED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빛이 넓게 퍼지지 않도록, 특정 영역만 밝게 만들 수 있도록 LED가 달라져야 한다.
삼성전자는 1개의 LED 칩을 100여개 영역으로 나눴다. 개별적으로 켜거나 끌 수 있는 발광 소자 100개를 칩 한 개에 넣어 정밀 제어를 가능케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기술을 활용한 집적화로 기존 스마트 헤드램프용 LED 모듈 대비 발광 면적을 16분의 1 수준으로 줄이면서도 헤드램프에 필요한 밝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각 세그먼트(발광 소자 최소 단위)에는 격벽 구조를 만들어 빛 간섭을 최소화하는 한편 기존 LED와 비교해 3배 향상된 300대 1 수준의 명암비를 구현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광학시스템, 방열 구조 단순화가 가능, 전체 헤드램프 크기를 전보다 30~50%까지 줄였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LED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차·자율주행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계 차량용 LED 시장 톱10에 진입해 있다. 국내 LED 업체 가운데 상위 10위에 든 기업은 서울반도체와 삼성전자뿐이다. 중국발 LED 치킨게임의 여파를 받았지만 자동차 전장용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에 역량을 집중하며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차량용 LED는 헤드램프, 실내조명, 디스플레이 등에 탑재가 늘면서 올해 시장 규모가 30억달러(약 3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언수 삼성전자 LED사업팀 전무는 “픽셀 LED를 앞세워 점차 적용이 확대되는 지능형 헤드램프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면서 “삼성전자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에 걸맞은 차량용 고품질 광원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