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멤버십과 결제를 통합한 자체 간편결제 'E 페이(PAY)'를 오는 6월께 내놓는다. 쿠팡, 신세계, 롯데를 비롯한 유통업체 다수가 자체 간편결제 도입을 확대하는 가운데 전통 패션기업이 출사표를 내밀며 경쟁을 예고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지주사인 이랜드월드를 필두로 디지털전환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이랜드월드는 최근 'E 페이' 'E 포인트' 'E 멤버' 상표를 출원하고 멤버십 간편결제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출시 막바지 작업에 여념이 없다.
'E 페이'는 기존 E 포인트 앱을 만든 경험을 발판으로 토스와 협업 구축한다. 'E 페이'는 단순 간편결제 기능을 넘어 바이오헬스케어 기술 기반으로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건강 큐레이션'까지 제공한다. 고객 소비 성향과 유전체 정보 진단을 통해 식재료·건강식품을 추천하거나 운동시간 제안 등 추가 서비스가 탑재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랜드는 한동대와 공동 연구 및 기술 정보 교환, 제약 및 바이오·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포함 컴퓨터 및 전자공학 분야 연구사업 공동 참여 등 협업을 확대해 왔다.
'E 페이' 출시와 함께 카카오와 협업해 만든 앱인앱서비스 '콸콸' 론칭도 임박했다. 콸콸은 카카오톡 채팅창을 기반으로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이랜드 상품을 구매하거나 판매하는 플랫폼이다. 카카오톡으로 지인에게 팔고 싶은 상품의 공유 링크를 보내고, 해당 링크를 통해 구매가 이뤄지면 판매액의 3∼5%가 '탭머니'로 판매자에게 적립되는 방식이다.
이랜드는 국내외에서 다수의 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굴지의 패션 업체인 만큼 향후 해외에서도 E 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중국 비즈니스는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 작업을 하고 있다.
이랜드 외 다수 유통사의 자사 간편결제 시스템 강화는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롯데·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은 물론 쿠팡과 이베이 같은 e커머스 업체까지 자체 페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엔 GS리테일도 간편결제 전쟁에 뛰어들었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추가 인증 없이 기기에 저장된 생체정보나 신용카드 정보를 이용, 즉시 결제하는 편리성이 강점이다. 더 많은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록인(Lock-in·자물쇠) 효과'의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특히 간편결제에서 확보한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고객 맞춤형의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 취향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치열한 유통 경쟁에서 승패를 가를 것”이라면서 “상품 기획이나 프로모션은 기본이고 메신저나 플랫폼 기반의 새 비즈니스 확장에도 데이터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