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하루 만에 시세가 1000배 가까이 상승해 논란이 됐던 아로와나(ARW)코인 발행업체 측이 상장 공지 직전 백서를 갑자기 교체, 주요 관련 인물들을 은폐하려 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아로와나코인 설립사 아로와나테크(대표 윤성호)는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 상장 공지를 낸 직후 프로젝트 백서 내용 일부를 삭제한 버전으로 게시했다. 동일한 0.95버전 백서인데 프로젝트에 참여한 주요 인물 중 논란이 있는 인물만 빼고 바꿔치기 한 의혹이다.
아로와나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금(Gold) 융복합 플랫폼을 구축해 개인이 쉽게 금을 거래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다. 한글과컴퓨터그룹 계열 블록체인 업체 한컴위드가 프로젝트에 지분을 투자해 '한컴코인'으로도 불린다.
지난 20일 빗썸에 상장한 아로와나토큰은 50원에 거래를 시작하고 30분 만에 5만3800원에 거래되는 등 무려 10만% 이상 시세 급등을 보이면서 눈길을 모았다. 가상자산 특성 상 상장 당일 코인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는 있지만, 10만% 급등은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시세조작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문제는 아로와나 프로젝트에 깊게 관여한 인물들이 신뢰를 의심받고 있다는 점이다. 아로와나 프로젝트에는 박진홍 엑스탁 대표를 포함해 엑스탁 멤버들이 참여했는데, 이들이 지난 2018년 선보인 엑스탁(XTX)은 사실상 실패한 프로젝트다.
엑스탁 코인은 2018년 코인빗 등 중소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했으나 백서에 로드맵서 제시한 계획을 대부분 수행하지 못했다. 결국 엑스탁은 코인빗에서도 지난해 말 상장폐지됐고 투자자 대부분은 큰 손실을 봤다. 엑스탁 투자자들은 기존 프로젝트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엑스탁이 몇 달 만에 새 프로젝트로 갈아탄 것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로와나 프로젝트의 바뀐 백서에서는 구성원 소개 항목에서 기존 디렉터(Director)로 표기됐던 대표이사와 기술총괄을 포함 주요 멤버 명단이 삭제된 상태다.
프로젝트 책임자와 발행회사 임원 인적 사항은 백서의 주요 사항이자 상장 심사 요건인 만큼 임의로 수정할 수 없다. 논란이 있는 프로젝트와 연계 흔적을 지우려 했다는 의혹이 업계에서 제기됐다.
이와 함께 상장 시점 아로와나토큰의 홀더 주소가 18개에 불과했다는 점도 시세조작 정황에 의심을 더한다. 홀더 숫자가 과도하게 적은 가상자산은 소수가 시세를 조작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빗썸 관계자는 “거래 플랫폼을 제공할뿐 시세 급등락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며 “다만 한글과컴퓨터라는 유명기업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라 관심이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상장 공지 전 백서 교체...기술총괄 등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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