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이 반도체 설비투자 수요 급증에 힘입어 지난 1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ASML은 20일(현지시간) 1분기 매출액 43억6400만유로(약5조8700억원), 영업이익 13억3100만유로(약 1조8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3%, 영업이익은 225%나 증가했다.
피터 베닝크 ASML CEO는 “지난 실적 발표에서 제시한 전망치를 웃돌았다”며 “5G,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HPC) 인프라 구축으로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 분야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ASML은 첨단 미세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세계에서 독점 생산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이 EUV 공정을 도입하거나 준비하고 있는데, ASML의 연간 생산량에 비해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장비 가격이 대당 1500억원을 호가하지만, 칩 제조사 업체들이 장비 확보를 먼저 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번 분기에는 한국 매출이 대만을 앞지른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4분기 ASML 매출 비율은 TSMC 팹이 있는 대만(39%)이 한국(31%)을 앞섰지만, 올 1분기에는 한국이 44%로 대만(43%)을 근소하게 앞섰다.
ASML EUV 노광기 확보는 물론 장비 업그레이드 및 유지·보수가 매출을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
ASML은 현재 연간 45~50대 가량의 EUV 노광기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55대 수준으로 장비 대수가 확대될 것으로 봤다.
ASML 관계자는 “내년 신규 EUV 노광기인 NXE:3600D 생산이 본격화하면서 장비 생산량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