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1분기 월풀 실적 넘었다...올해 연매출 1위 등극도 유력

LG전자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 생산라인
LG전자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 생산라인

LG전자가 올해 1분기 미국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 매출 1위를 탈환했다. 지난해 3·4분기 때는 월풀에 밀렸지만, 올해 1분기 재탈환하면서 올해 연간 매출에서도 LG전자가 월풀을 제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22일(현지시간) 월풀은 1분기 매출 53억5800만달러(약 5조9691억원), 영업이익 6억1800만달러(약 6885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9%, 영업이익은 134.9%나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가전 시장 전반이 크게 성장하면서 월풀 매출도 덩달아 뛰었다.

마크 비처 월풀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1분기 실적은 부품 부족과 경기침체에도 민첩성과 탄력성을 발휘한 결과”라면서 “지속되는 소비와 비용 중심적 가격정책 전략은 우리에게 올해 전체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준다”고 말했다.

월풀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 1위는 LG전자가 유력해 보인다. LG전자는 매출은 5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은 2000억원 이상 여유 있게 월풀을 제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LG전자 생활가전 부문인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 실적은 매출 6조5000억원, 영업이익 9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사상 최대 실적인 동시에 처음으로 사업본부 분기 영업이익 900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

LG전자, 월풀 1분기 실적 비교
LG전자, 월풀 1분기 실적 비교

LG전자는 전통적으로 상반기에, 월풀은 하반기에 강했다. 또 매출은 월풀이, 영업이익은 LG전자가 우세하면서 각각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 매출 1위, 영업이익 1위를 이어오고 있었다.

올해 LG전자가 매출로도 월풀을 제치고 가전시장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증권사들은 올해 LG전자가 역전하는 시기로 예측한다. 하나금융투자는 LG전자 H&A사업본부가 24조8948억원의 매출과 2조385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전망치는 각각 24조6280억원과 2조5760억원이다.

반면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월풀 연간 매출은 204억9900만달러(약 22조8973억원), 영업이익은 19억1006만달러(약 2조1345억원)로 전망된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LG전자가 월풀을 압도할 가능성이 높다.

LG전자는 오브제컬렉션으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가전 판매가 지속된 데다 스타일러, 건조기 등 신가전 제품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연일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세우고 있다. 공간 인테리어 가전이라는 콘셉트로 시장을 주도하고, 스타일러로 대변하는 신가전 시장을 새롭게 만들면서 마침내 월풀을 매출로도 뛰어넘는 기회를 잡았다.

실제 LG전자는 2017년 영업이익으로 월풀을 이긴 뒤 매년 매출 격차를 좁혀왔다. 2017년까LG전자와 월풀의 매출 격차는 5조4887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이 격차가 6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LG전자가 우세한 영업이익은 차이가 갈수록 벌어진다. 2017년 LG전자는 월풀의 영업이익을 1642억원 앞질렀지만 지난해에는 두 회사의 영업이익 차이가 4706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LG전자는 가전시장 리더십을 굳히고 선두기업으로 올라서기 위해 투자도 공격적으로 집행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세탁기 공장 증설이다. 과거 월풀 텃밭이던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LG 세탁기 공급을 더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지난해 북미 세탁기 시장에서 LG전자 점유율은 20% 내외로 14~15% 수준인 월풀을 앞선다.

LG전자 관계자는 “체계적인 공급망 관리로 안정적인 생산 환경을 만든데다 오브제컬렉션, 신가전 등이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