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의 '새로고침'...공격 마케팅으로 외형 성장 방점

출범 1주년 맞아 대규모 할인행사 예고
검색·결제 등 서비스 전반 개선 작업도
작년 거래액 7% 증가...시장 평균치 이하
쿠팡 등 e커머스 경쟁사와 격차 벌어져

롯데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
롯데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

롯데온이 론칭 1년 만에 기존 수익 중심 전략을 폐기하고 공격적 마케팅을 통한 외형 확대 전략으로 체질 전환에 나섰다. 출범 초기 내세웠던 초개인화 서비스와 수익성 대신 거래액 확대를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은 이달 28일 출범 1주년을 기점으로 대규모 할인 행사와 함께 검색, 결제 등 서비스 전반에 개선 작업에 들어간다. 우선 상품 검색에 상세 필터 기능을 도입했다. 상품군별 고객이 원하는 기준에 맞는 상품을 검색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이는 1년 전 롯데온을 선보이면서 “검색창 없는 쇼핑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던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당시 롯데온은 검색 없이도 고객 개개인에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주는 '쇼핑판 넷플릭스'로 차별화를 꾀했지만 1년 만에 오히려 검색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롯데온의 초개인화 솔루션은 업계 후발주자로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빠르게 전략을 선회했다.

출혈경쟁 대신 흑자에 집중하겠다는 수익성 중심 사업 전략도 바꿨다. 출범 당시만 해도 “적자를 내면서 사업을 운영할 생각이 없다”고 못박으며 출혈 공세를 지양했고 이는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는데 실패한 원인이 됐다.

무엇보다 공격적으로 투자한 쿠팡 등 e커머스 경쟁사와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결과를 낳았다는 점에서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해 롯데온 거래액은 7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0% 증가에 그치며 시장 평균치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쿠팡과 SSG닷컴 거래액 신장률은 30~40%에 달했다. 결국 조영제 대표가 부진을 책임지고 사임했고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장으로 사령탑이 교체됐다.

나 대표 체제로 전환한 롯데온은 적자를 감수하고 올해 외형 성장에 총력을 기울인다. 거래액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정기 행사로 자리 잡은 퍼스트먼데이에 이어 1주년을 기념해 '새로고침' 행사를 대대적으로 전개해 반격 기점으로 삼았다.

내달 2일까지 열리는 새로고침 프로모션은 롯데온 마케팅 전략 개편의 전환점이다. 롯데온은 이번 행사에서 수백억 원 규모의 쿠폰을 발급해 할인 혜택을 대폭 키웠다. 그간 차별화 서비스를 통해 e커머스 시장의 빈틈을 공략했다면 앞으로는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는 의지다.

그룹 차원에서도 롯데온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자금 조달에 나섰다. 롯데물산은 롯데쇼핑이 보유한 롯데월드타워·몰 지분 15% 전량을 8313억원에 사들였다. 작년 11월에는 롯데리츠를 통해 5개 점포와 물류센터 부지를 유동화하며 7300억원을 챙겼다. 이를 통해 e커머스 사업 투자를 위한 1조5600억원 규모의 실탄을 확보했다.

확보한 자금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재원과 마케팅 비용, 결제 프로세스 개선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롯데온은 고객 결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쿠팡의 '원클릭 결제'과 유사한 결제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롯데멤버스에 맡겨 온 결제대금예치제 업무를 이관하는 등 간편결제 서비스 내재화에 시동을 걸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할인 프로모션 등 공격적 투자를 통해 올해 거래액을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상품과 혜택,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롯데온을 '새로고침'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