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이 모바일 중심 통합 브랜드 'CJ온스타일'로 간판을 바꾼다. 기존 TV홈쇼핑과 CJ몰 등 모든 브랜드는 CJ온스타일 하나로 통합한다. TV에 의존하는 전통 사업 구조에서 탈피하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 모바일 취급액을 2년 안에 3조원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다.
허민호 CJ온스타일 대표는 28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TV와 모바일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사업 패러다임을 '모바일 퍼스트' 전략으로 전환한다”면서 “CJ온스타일은 기존 CJ오쇼핑 및 CJ몰과의 업 방향이 다른 새로운 브랜드”라고 말했다.
다음 달 10일 출범하는 CJ온스타일은 모바일 중심으로 채널 경계를 허문 커머스 플랫폼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홈쇼핑·T커머스·라이브커머스뿐만 아니라 인플루언서 커머스(픽더셀) 방송까지 볼 수 있는 멀티 라이브 기능을 도입한다. TV홈쇼핑 화면에서도 모바일 화면을 노출시킨다.
가격과 속도 경쟁이 아닌 모바일 기반의 라이브 취향 쇼핑 플랫폼으로의 차별화를 꾀하고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소비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접근이다. 지난해 2조원 규모인 모바일 취급액을 2023년까지 3조원으로 끌어올리고, 전체 취급액 대비 디지털채널 비중도 지난해 50.5%에서 60% 이상으로 키운다. 허 대표는 “라이브커머스는 다른 업태보다 홈쇼핑이 잘할 수 있는 분야”라면서 “신뢰성·전문성·상품성이 중요한 라이브 방송판매 특성상 쇼호스트와 방송 인프라, 우수상품 발굴 역량을 갖춘 홈쇼핑사가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J오쇼핑이 모바일 전환에 사활을 건 것은 위기의식 때문이다. 소비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옮아가면서 TV가 매개인 기존 판매 방식으로는 사업 지속성에 한계가 명확했다. 이미 국내 홈쇼핑 시장에서 온라인과 모바일 등 디지털 채널의 거래액 비중은 TV를 추월했다.
CJ오쇼핑은 TV홈쇼핑 사업자로 쌓아 온 방송 노하우와 상품 소싱 역량을 활용하면 모바일 라이브 경쟁에서 승산이 있다고 봤다. 특히 미래 소비 주축으로 떠오를 MZ세대까지 품기 위해서는 홈쇼핑이 가진 낡은 이미지를 벗어던질 필요가 있었다. CJ온스타일 브랜딩 과정에서 13년 동안 써 온 오쇼핑 브랜드를 없애고 CJ 고유의 삼색 로고마저 지운 것도 이 때문이다.
CJ온스타일은 고객 취향을 큐레이션하는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를 지향한다. 핵심은 패션(셀렙샵), 리빙(올리브마켓), 뷰티(더뷰티) 등 3대 카테고리 전문 몰이다. TV홈쇼핑의 온라인몰이 보조채널 성격이 강했다면 CJ온스타일은 전문 몰 중심으로 상품을 재편하고 전문가 추천 기능으로 회사 핵심 채널로 삼는다. 개별 고객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정보가 실시간 제공되는 큐레이션 기능을 탑재하고, '내일 도착' '나눔 배송' 등 변화된 소비 패턴에 맞춘 배송 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인다.
CJ온스타일로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직 개편도 이뤄졌다. 올해 초 모바일 사업부를 e커머스 사업부로 확대 재편하고 사업 총괄 부사장에 김명구 롯데백화점 최고정보책임자를 영입했다. 영업시스템과 인력, 전담 조직 등 사업 구조 전반을 모바일 플랫폼에 맞게 개편했다. 허민호 대표는 “멀티 라이브 플랫폼과 라이프스타일 제안이라는 소구점을 통해 성숙기에 접어든 TV홈쇼핑을 넘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