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약' 항암 치료에도 쓴다…뉴아인, 세포실험서 효과 확인

대조군 비교…70~80% 감소
내년 국내외 임상시험 후 인허가 추진
기존 치료법 시너지·범위 확대 기대

국내 전자약 개발 스타트업 뉴아인이 전자약의 항암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29일 서울 구로구 뉴아인 연구원이 전자약 항암 치료 기술에 대한 세포실험 결과, 프로토타입 보드, 안구건조증 치료 제품을 보며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국내 전자약 개발 스타트업 뉴아인이 전자약의 항암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29일 서울 구로구 뉴아인 연구원이 전자약 항암 치료 기술에 대한 세포실험 결과, 프로토타입 보드, 안구건조증 치료 제품을 보며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전자약 개발 스타트업 뉴아인이 국내 최초로 전자약의 암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뉴아인은 내년에 유방암과 뇌암 환자 대상으로 국내외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뉴아인은 최근 전자약 활용 항암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세포실험에서 배양된 세포에 48시간 전기 자극을 준 후 자극군에서 대조군과 비교, 70~80%의 유의미한 감소율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회사는 유의미한 결과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에 동물실험을 하고, 내년부터 유방암과 뇌암 사례에 적응해 국내와 호주·캐나다·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탐색임상과 확증임상을 거치면 국내외 인허가를 추진한다.

전자약은 전류, 전기장, 자기장, 초음파 등 생체 신호를 모방한 물리적 신호를 질환과 관련된 신경·조직·장기에 직접 전달해서 생물학적 현상을 유도해 질환을 치료하는 의료기기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지난 2013년 전기 신호를 통한 치료기기에 전자약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우울증, 수면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신경정신질환부터 비만·만성질환·류머티즘관절염 같은 자가면역질환, 암·파킨슨병·치매 등 난치병 치료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임상 효과를 승인받은 의료기기로 분류되며, 장치 형태는 삽입형 기기부터 비침습적 방식인 웨어러블·패치까지 다양하다.

국내에서 전자약 기술로 항암 효과를 검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에서는 이스라엘 노보큐어가 전자약을 항암 치료에 접목한 사례가 있다. 노보큐어는 악성 뇌종양 치료를 위한 전기장 치료(Tumor Treating Fields)를 개발, 기존 항암제와 병용하는 웨어러블 뇌종양 치료기기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폐암·췌장암·난소암·간암을 대상으로도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최근 폐암 임상 중간데이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뉴아인은 2017년에 설립된 전자약 개발 스타트업이다. 전기 자극을 통해 신경 활동을 조절하고 조직 재생을 유도할 수 있다는 가설과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각막질환, 망막질환, 안면마비, 편두통, 이명, ADHD 등 치료기기 파이프라인을 개발했다.

올해 파이프라인 관련 12건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며 각막질환 치료기기와 편두통 치료기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전자약 기술을 적용한 안구건조증 치료용 건강 관리 기기도 출시했다.

'전자약' 항암 치료에도 쓴다…뉴아인, 세포실험서 효과 확인

회사는 전자약이 전류 자극을 통해 특정 세포와 신경의 재생을 돕는 만큼 특정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도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항암 치료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비정상 세포 분열 과정에서 강력한 전기장을 발생시켜 암세포가 발달하는 것을 억제하는 원리다.

뉴아인 관계자는 “기존 약물은 체내 흡수돼 병변 부위로의 도달이 쉽지 않고 다른 조직이나 부위에도 영향을 미쳐 예상치 못한 화학 반응으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전자약은 병변 부위에 바로 작용해 부작용이 적고 세포 증식에 근본 차단 원리로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자약을 단독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비침습적 전기장을 통해 암세포 분열과 전이 속도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항암치료나 의약품 등 기존 치료 방법 및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