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국내 대표 기간통신사업자로 5세대(5G) 이동통신과 기가인터넷 등 유무선 통신과 미디어, 인공지능(AI)·빅데이터(Big Data)·클라우드(Cloud) 기술을 기반으로 기업 디지털혁신(DX) 사업을 영위한다.
KT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 변화를 선언하고, 디지털 기반 신성장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통신 시장에서는 5G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신성장 분야에서 ABC 역량을 기반으로 성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KT는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로 금융, 물류, 사무환경, 헬스, 제조, 데이터센터, 사회간접자본(SOC) 등 7대 분야 기업(B2B)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후 지방자치단체, 교육, 건설, 산업단지, 복합단지로 DX 시장을 확대해 핵심 성장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KT 주가는 올해 8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32.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성장률 8.2%와 비교해 3배에 이르는 고성장이다. 통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플랫폼 사업으로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쓰는 KT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점과 기회
◇5G성장률·ARPU 1위
KT 2021년 1분기 무선매출은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1조7707억원이다. 3월 기준 5G 누적 가입자는 440만명으로, 후불 휴대폰 가입자 중 31%를 차지했다. 이는 이동통신사 중 가장 높은 5G 가입자 비중이다. 5G 순증 증가율도 가장 높았다.
높은 5G 가입자 비중에 힘입어 2021년 1분기 가입자당 평균 수익(ARPU)은 3만2003원으로, 2019년 1분기부터 이통사 중 가장 높은 ARPU를 유지하고 있다. 유선 통신 분야에서도 프리미엄 와이파이서비스 '기가와이' 등 혁신 서비스와 결합상품을 앞세워 우량 가입자 확보를 지속하고 있다.
KT는 5G 상용화 3년차를 맞아 5G 체제로 성공적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 증권가에서는 KT가 5G 가입자 증가에 기반한 안정적인 이익 개선을 보여줄 것이라는 분석이 일치한다. 5G가 대중화되면서 고ARPU 가입자가 늘고, 부가 서비스 등 추가 매출 발굴과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올해 무선 서비스 목표 성장률(가이던스)을 4%로 제시하고, 반드시 달성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디지코'로 성공적인 전환
2021년 5G 시대가 개막한 지 3년차에 접어들면서 KT B2B 분야에서도 본격적인 수익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B2B 시장 공략을 위해 'KT엔터프라이즈(Enterprise)' 브랜드를 신규 출시하고 5G와 ABC 경쟁력을 융합한 B2B 시장 발굴과 확산에 집중하고 있다.
KT는 국가재난안전통신망, 해상망, 철도망과 같은 대규모 국가 인프라 구축 사업, 국내외 유수 기업을 중심으로 한 IDC 사업, 대단지 공장 스마트 에너지 사업과 같은 미래 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B2B 시장 성장을 일궜다.
데이터센터(IDC)와 클라우드 사업은 기업의 DX 가속화에 따라 2020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고, 국내 최고수준 AI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AI콘택트센터(AICC) 서비스는 대기업, 금융, 교육기관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KT는 새로운 100년을 위한 성장 목표로 '디지코'로 전환을 선언했다. 올해에는 KT그룹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도 확정했다.
지난해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통신 분야 이외에 KT 대표 플랫폼 사업으로 손꼽히는 IPTV 매출이 전년 대비 7.7% 성장했고, 콘텐츠 자회사 매출은 9.6%, 다른 산업과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견인하는 AI·DX 분야 매출은 1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표 미디어 기업
KT는 IPTV와 KT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 등 국내 1위 미디어 플랫폼 사업을 통해 1300만 유료방송 가입자를 확보했다. 웹소설·웹툰 전문기업인 스토리위즈, 채널사업자 스카이티브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즌,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지니뮤직 등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미디어 플랫폼 우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T커머스와 콘텐츠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KTH와 모바일 커머스 전문기업인 KT엠하우스를 합병해 미디어 커머스 사업을 성장시키고 KTH와 나스미디어 간 시너지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KT스튜디오지니는 KT그룹 미디어 콘텐츠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올 초 설립됐다. 원천 지식재산권(IP) 확보부터 콘텐츠 제작에서 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밸류체인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한다.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국내 제작사와 상생하는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해 2023년까지 원천 IP 1000개 확보, 오리지널 콘텐츠 100개 이상 제작을 목표로 하고,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디지코 KT'의 성장 엔진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미디어 분야는 KT의 확실한 성장엔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무선 서비스 업종 주가수익률(PER)은 10배에 불과하지만, 미디어 업종 PER은 26배에 달하기 때문에 종합 미디어 업체로의 전환은 KT 멀티플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케이뱅크 상장 기대감
KT 손자회사 케이뱅크는 2023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최대 주주는 BC카드, BC카드의 모회사는 KT다. 최근 케이뱅크는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와 제휴, 업비트 이용자가 케이뱅크 계좌를 개설하며 가입자 수와 예금액이 급증하며 IPO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KT는 자산관리 핀테크 기업 뱅크샐러드에 250억 상당 지분 투자 사실을 밝히며 ICT를 융합한 혁신 금융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친화 정책 강화
구현모 KT 대표는 2020년 3월 취임 일성으로 주가 부양 등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KT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 아래 과거 KT 주가를 3만5000원까지 부양한 경험을 살려 시장에 제대로된 가치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질적인 주주 혜택도 강화하고 있다. KT는 통신 3사 중 가장 배당 성향이 높은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힌다. 지난해 KT는 별도 순이익의 50%를 배당하는 정책을 2022년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며, 2020년도 결산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22%(250원) 올린 1350원으로 결정했다.
KT는 자사주 매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KT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약 5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 이외에도 KT는 지난해 233억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해 2만4000여 임직원에게 지급했다.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동시에 주가 부양에 대한 투자자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이같은 KT의 주가부양 의지에 시장은 화답하고 있다. 구현모 KT 대표가 공식 취임했던 2020년 3월 30일 1만9700원에 머물렀던 주가는 5월 13일 종가 기준으로 3만1550원을 기록했다. 특히 52주 신고가는 올해에만 8차례 경신하며 주가는 올해 초 대비 약 32.6% 이상 상승했다. 한화증권은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는 기존 3만3000원에서 3만6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약점과 위협
◇코로나19 영향으로 그룹사 실적 기여도 하락
5G 등 통신과 디지털 플랫폼 성장에도 코로나19로 그룹사 실적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점은 위협 요인이다. BC카드는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여행객 감소 및 소비 위축의 영향으로 2020년 매출이 2019년에 비해 4.2% 하락했다. 다만 올해도 코로나19 영향은 지속되고 있지만, 국내 매입액이 증가하며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실적을 보이며 개선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T에스테이트 역시 분양 매출 감소와 여행객 감소 영향에 따른 호텔 매출 하락으로 2020년 매출이 전년에 비해 24.9% 감소했다. 1분기에도 실적 감소세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두 주요 그룹사의 실적 하락세에 따라 KT 연결 매출에서 그룹사 기여도는 2021년 1분기 기준 78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3% 하락했다. 이같은 실적 하락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 팬데믹 극복 이후에는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비 인하 등 규제 리스크
규제리스크는 주파수 등 정부 면허를 획득해 사업하는 기간통신사업자로서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25% 선택약정할인과 취약계층 통신비 감면제도 등은 국가 기여에도 수익 측면에는 위협 요소가 됐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통신비 인하 공약 등이 지속된다면, 수익에도 부정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28㎓ 대역 5G 망 구축 등 투자 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0기가인터넷 논란 등을 소비자와 보다 강화된 소통으로 극복하는 일도 과제다. 다만, KT는 디지코 사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개선하는 과정에서 규제 리스크는 장기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켓코멘트
◇대신증권
“2019년 8월부터 시작된 외인 매도로 외인 지분율은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에 ARPU 턴어라운드가 시작됐고, ARPU 상승은 시차를 두고 이익 개선과 배당 상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본격적인 통신업 반등 전망. 콘텐츠 사업 강화 위한 KT스튜디오지니 출범도 긍정적.”
◇IBK투자증권
“우량 가입자와 효율적인 비용 집행 노력으로 실적 전망이 비교적 좋은 가운데 새로운 경영진이 추진해 왔던 B2B 사업도 KT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진화하고 있는 통신서비스와 이를 성장 기반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다른 산업의 통신서비스에 대한 수요로 B2B 사업은 성장 기반이 강화될 전망이며, 비씨카드·에스테이트·콘텐츠 자회사 등 종속기업도 투자 확대 등으로 사업 확장이 기대.”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