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를 통한 자동차 판매를 돌연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2월 발표한 공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힌 이후 3개월만에 방침을 뒤집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3일 오전 7시 경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에 화석연료가 많이 사용된다”며 “암호화폐는 자체는 좋은 아이디어이자 미래를 약속하는 수단이지만, 환경에 큰 부담을 준다”며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테슬라는 보유한 비트코인을 판매하지 않을 것이며, 비트코인 채굴 작업이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경우 비트코인을 즉시 결제에 사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머스크 CEO의 트윗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암호화폐) 가격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머스크 발언 이전 7000만원에 살짝 못 미쳤던 비트코인 시세는 한 시간 만에 6000만원 선까지 급락한 후 등락을 반복 중이다.
일론 머스크 CEO의 갑작스런 '배신'에 시장에서는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올해 여러차례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에 대한 우호적 발언을 쏟아냈고, 사실상 올해 비트코인 상승 랠리를 주도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환경보호를 비트코인에 대한 입장 변경 이유로 든 것도 석연치 않다는 시각이 많다. 이는 올해 2월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한다고 발표한 시점에 고려했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론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통해 주가를 조작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테슬라는 지난달 26일 실적 발표를 통해 “매입했던 15억원 달러 규모 비트코인 중 10%를 매각해 1억1000만달러(약 1220억원) 차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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