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씨넥스가 현대자동차그룹 신차에 카메라를 대규모로 공급한다. 지난해 1차 협력사가 된 이후 대량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현대차그룹과 본격 거래 확대가 주목된다.
엠씨넥스는 현대차그룹이 2023년부터 출시하는 30개 차종에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용 카메라를 공급한다고 17일 밝혔다. 대상 차종은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기차 등이며 엠씨넥스는 후방카메라, 서라운드뷰모니터링(SVM) 카메라를 납품할 예정이다.
이번 수주는 엠씨넥스가 현대차 1차 협력사가 된 이후 따낸 첫 계약이다. 엠씨넥스는 1차 벤더 선정에 앞서 현대차에 카메라를 공급하고 있었지만 현대모비스와 같은 다른 회사를 통해 납품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자동차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발전하고 이에 '자동차의 눈'이 되는 카메라의 중요성이 커지자 현대차는 엠씨넥스를 1차 협력사로 선정했다.
1차 협력사는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완성차 업체와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신규 모델 개발 참여나 수주, 공급 단가 측면에서 전보다 유리해질 수 있다. 엠씨넥스는 현대차 내 위상을 강화할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됐는데, 실제 수주를 따내 성장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엠씨넥스 관계자는 “차량용 카메라 경쟁력을 인정해 받아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의 1차 협력사로 등록됐으며 이번 첫 수주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수주 금액은 영업비밀 문제로 공개되지 않았다. 단, 회사는 이번 현대차그룹 수주를 포함해 최근 1년간 국내외 완성차 업체로부터 따낸 계약이 약 1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엠씨넥스는 1조원 규모 신규 수주 물량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매출로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3년부터는 차량용 카메라 사업이 본격 실적 성장기에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동욱 엠씨넥스 대표는 “운전자가 미리 위험 요소를 감지해 대응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ADAS 도입이 확대됨에 따라 차량용 카메라 및 영상 시스템 부문 매출과 수익성이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자율주행 완성도 향상에 기여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해 자율주행 솔루션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ADAS 시스템을 통해 장애물 회피, 브레이크제어, 주차보조기능 등 2.5단계 자율주행차를 판매하고 있다. 운전자 조작 없이 고속도로 주행하거나 차선을 변경할 수 있는 3단계,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4단계 자율주행차 출시를 준비 중이다. 엠씨넥스는 자동차 발전과 시장 성장에 발맞춰 차량용 카메라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회사는 지난해 1조3000억원 전체 매출 중 스마트폰 카메라로 약 9800억원을, 자동차용 카메라로 1500억원을 벌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