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LCD TV 시장, 한·중전 격화...신제품 출시 봇물

주요 TV업체별 프리미엄 LCD TV 출시 현황 및 계획
주요 TV업체별 프리미엄 LCD TV 출시 현황 및 계획

한국과 중국 기업 간 LCD TV 시장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시장 지배력과 기술력에서는 한국기업이 앞서지만, 가격과 생산능력을 무기로 한 중국기업 추격이 매섭다. 세계 TV시장이 고화질·대형화 추세로 전환되고 있지만, 당분간 'LCD 수요'는 지속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TCL, 하이센스 등은 상반기 미니 LED, 듀얼셀 등 주력 LCD TV를 연이어 출시한다. 단순히 저렴한 가격에 넓은 화면이 이점이었던 것을 넘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준하는 화질과 기능을 제공하며, 기존과는 다른 프리미엄 LCD TV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삼성전자 지원이 고객에게 네오 QLED 8K 제품을 배송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지원이 고객에게 네오 QLED 8K 제품을 배송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먼저 선전포고를 한 곳은 삼성전자다. 지난 3월 기존 QLED TV에 비해 LED 소자 크기를 40분의 1 크기로 줄인 미니 LED TV '네오 QLED'를 출시했다. 단순 LCD TV가 아니라 마이크로 LED TV와 함께 삼성전자 TV 라인업 최상위에 위치시켜 초프리미엄 전략 제품이다. 출시 두 달 만에 국내 판매 1만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여세를 몰아 최근 '네오 QLED'전략 품목인 8K 'QN700' 시리즈를 유럽 일부 국가에 전격 출시했다. 고가인 8K 모델 중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로, 고화질 TV를 원하지만 가격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실제 8K 65인치 기준으로 QN700A 시리즈 가격은 약 3499파운드(약 558만원)로, 상위 버전인 QN800A보다 약 500파운드(약 80만원)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QNED MiniLED TV
LG전자 QNED MiniLED TV

LG전자와 중국 TCL도 연이어 미니 LED TV 출시를 예고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기술설명회에서 첫 공개한 'LG QNED'에 대한 전파적합성 평가를 완료하는 등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8K, 4K 해상도를 포함해 10여 개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LG전자는 QNED를 주력인 올레드 TV와 나노셀 TV 사이에 위치시켜 LCD TV 소비자 중 고화질 수요층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초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운 삼성 '네오QLED'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올레드 진입 징검다리로 활용할 전망이다. 실제 일부 가격비교 사이트에 공개된 LG QNED 예상 가격을 보면 65인치 기준 4K 모델은 2200달러부터 시작된다. 같은 크기의 삼성 네오QLED보다 200~400달러 가량 저렴하다.

여기에 중국기업도 추격에 나섰다. 2019년 세계 최초로 미니 LED TV를 출시한 TCL은 지난 달 온라인 행사에서 2세대 미니 LED TV 'C82'를 공개했다. 이르면 이달 중 영국에서 55·65인치 4K 제품을 우선 출시한다. 올해 초 'CES 2021'에서 공개한 백라이트와 LCD 패널 사이를 획기적으로 줄인 독자 기술 'OD 제로'를 무기로 내세웠다. 가격도 4K 55인치는 1400유로(약 2183달러), 65인치는 1800유로(약 1698달러)로 같은 크기의 삼성 QLED, LG QNED와 100~300달러 가량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센스가 조만간 출시할 듀얼셀 TV U9DG 시리즈(사진: 하이센스 홈페이지)
하이센스가 조만간 출시할 듀얼셀 TV U9DG 시리즈(사진: 하이센스 홈페이지)

하이센스는 최근 LCD 패널을 두 장 사용하는 듀얼셀 TV 'U9DG'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 역시 2분기 중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이 시리즈는 4K와 2K LCD 패널이 두 장이 깔려 고색재현, 명암 표현 등을 월등히 높였다. OLED 수준의 화질에 4K 75인치 기준 출하가는 3500달러(약 394만원)로 대폭 낮춰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 TV 시장에서 LCD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는다. OLED TV가 무섭게 성장하지만 여전히 가격 경쟁력과 기술접목 시도가 활발한 곳이 LCD TV 영역이다. 삼성과 LG가 주도하는 미니 LED TV를 포함한 프리미엄 LCD TV 시장에 TCL, 하이센스 등 중국기업이 가격은 물론 기술 경쟁력까지 키워서 참전하면서 경쟁이 뜨거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LCD TV는 패널가격 상승과 대형화, 고화질 추세의 TV 시장 흐름에 따라 점차 점유율이 줄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 규모가 가장 크고 미니 LED TV 등 기술 혁신이 활발한 곳”이라면서 “중국기업은 강력한 내수 파워와 자국 기업이 독점하는 LCD 패널을 무기로 삼성과 LG와 경쟁을 본격화할 전망인데, 우리 기업은 콘텐츠 서비스와 인공지능(AI) 등 SW 경쟁으로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