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크]"전기 슈퍼카 시대 연다"…람보르기니 중장기 '전기화' 로드맵

달리는 즐거움을 위해 내연기관만을 고집했던 슈퍼카 브랜드들의 전기화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더 엄격해지는 탄소 배출 규제에 적극 대응하며 전기 슈퍼카라는 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는 최근 중장기 전기화 로드맵을 공개하고 2024년까지 모든 라인업의 전기화를 선언했다. 전기로만 구동하는 람보르기니의 첫 번째 전기 슈퍼카도 내놓을 계획이다.

스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회장.
스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회장.

스테판 윙켈만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회장은 이탈리아 본사에서 열린 온라인 컨퍼런스를 통해 람보르기니 핵심 모델 전기화와 공장 탄소배출 절감을 위한 미래 전략 등을 담은 '디레지오네 코르 타우리'를 발표했다.

전기화 전략을 의미하는 코르 타우리는 황소자리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을 뜻한다. 전기화를 향한 람보르기니의 집념과 방향성을 의미한다. 람보르기니는 제품 전기화를 추진에 있어 최고의 성능 구현이라는 브랜드 전통을 유지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이를 실현할 최적의 기술과 솔루션을 확보할 계획이다.

람보르기니 우라칸 생산라인 모습.
람보르기니 우라칸 생산라인 모습.

윙켈만 회장은 “람보르기니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 전기화 전략을 수립했다”면서 “제품 차원의 전기화는 물론 차량을 만드는 공장의 탄소 배출을 줄여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포괄적 360도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람보르기니는 새 전기화 전략 디레지오네 코르 타우리는 총 3단계에 걸쳐 순차 진행한다.

먼저 람보르기니는 2022년까지 마지막 내연기관 모델을 선보인다. 지난 15년간 람보르기니는 7배에 달하는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슈퍼카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슈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우루스 등 내연기관을 탑재한 모델들이 선전한 영향이다. 람보르기니는 브랜드 DNA를 담은 역사적 모델을 오마주한 새 모델을 2022년까지 출시한다. 연내 2종의 새 V12 엔진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

람보르기니 첫 하이브리드 슈퍼카 시안.
람보르기니 첫 하이브리드 슈퍼카 시안.

최근 람보르기니는 내연기관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접목한 첫 모델 시안을 선보였다. 2024년까지 람보르기니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중간 단계인 하이브리드차 전환을 가속한다. 2023년 첫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고 2024년까지 모든 라인업에 대한 전기화를 진행한다. 핵심 목표는 전기화 이후에도 최고의 성능과 주행 경험을 계승해 발전시키는 것이다. 특히 전기화로 인한 중량을 극복하기 위한 초경량 탄소섬유 기술에 집중한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제품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람보르기니는 하이브리드 전환을 위해 앞으로 4년간 15억 유로(약 2조676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할 계획이다. 브랜드 역사상 최대 투자 규모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생산라인.
람보르기니 우루스 생산라인.

전기차로의 전환도 가속한다. 앞으로 5년 후 람보르기니는 최초의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세웠다. 전기차 역시 람보르기니 고유의 성능을 갖춘 동급 최고 수준의 슈퍼카가 될 전망이다. 2020년대 후반기까지 진행할 디레지오네 코르 타우리 전략은 제품 전기화 전략은 물론 회사 전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종합적 360도 전략을 포함한다.

람보르기니 본사인 산타가타 볼로냐 공장의 16만㎡ 현장은 2015년 이산화탄소 중립 인증을 받았다. 생산 시설을 두 배로 확장한 현재도 해당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환경보호, 공급망의 탄소 중립성 관리, 임직원 사회공헌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산타가타 볼로냐 람보르기니 본사 전경.
이탈리아 산타가타 볼로냐 람보르기니 본사 전경.

람보르기니는 “이번 중장기 전략에 따라 람보르기니의 브랜드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혁신적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엄격한 탄소 배출 규제를 준수하며 달리는 즐거움과 같은 람보르기니 고유의 가치를 더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