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협회, 액셀러레이터로 나서 후배기업 직접 투자

내달께 'KOVA 개인투자조합' 결성
선배 기업인이 엔젤투자자로 참여
후배 기업발굴·노하우·경험 전수
협회 사업 연계…생태계 발전 촉진

벤처기업협회, 액셀러레이터로 나서 후배기업 직접 투자

벤처기업협회가 액셀러레이터로 직접 나서서 후배 벤처기업 발굴과 투자를 본격화한다. 선배 기업인이 엔젤투자자로 직접 참여해 초기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 및 후속 투자까지 연결해서 벤처기업으로 성장하는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벤처기업협회는 KOVA개인투자조합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결성 승인이 떨어지는 다음 달 중에 최종 결성 총회를 마치고 실제 스타트업 투자를 개시할 예정이다. 보육과 육성, 투자 실무를 담당할 전담 인력도 추가로 확보했다. 조합 운용은 초기투자에 강점이 있는 기존 액셀러레이터와 협업한다. 과거 벤처기업협회 산하 서울벤처인큐베이터(SVI)에서 지난 2000년 벤처펀드를 결성한 이후 20여년 만에 재개하는 투자 업무다.

개인투자조합은 일반투자자가 창업·벤처기업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개인 엔젤투자자나 액셀러레이터가 조합을 운용할 수 있다. 벤처기업협회는 2019년 액셀러레이터 등록을 완료했다.

개인투자조합에는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을 비롯한 협회 임원사와 회원사 대표가 개인 자격으로 출자한다. 선배 기업인이 엔젤투자자로 참여해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후배 기업인을 발굴, 우수 벤처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추후 협회 회원사와의 전략적 협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협회는 이번 조합 결성을 계기로 투자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창업보육센터(BI) 역할을 수행해 온 SVI는 투자를 비롯한 다양한 기업 육성 지원 업무를 제공하는 액셀러레이터로 변신한다.

다음 달 첫 조합 결성 이후에도 개인투자조합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선배 벤처기업인의 후속 연계 투자 역시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고경영자(CEO)와 퇴직 임원으로 구성된 개인투자조합 결성 등 다양한 형태의 투자조합이 나타날 수 있다.

협회가 수행하는 각종 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한 지원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보다 앞서 협회 차원에서 액셀러레이터 업무를 개시한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는 국민체육진흥공단 등과 협력, 융·복합스포츠산업에 대한 보육과 투자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엔젤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벤처업계 CEO의 개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엔젤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단계”라면서 “협회 주도로 이뤄지는 액셀러레이팅이 벤처 생태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벤처기업협회의 액셀러레이터 기능 확대는 투자자 차원의 수익성 확보보다 건전한 벤처생태계 확보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성공한 선배 벤처기업인의 후배 기업가 양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투자 자금 이외에 다양한 노하우와 경험도 전수하자는 것이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단순히 보육 공간 제공 방식이 아니라 투자와 함께 다양한 멘토링과 네트워크까지 연결하는 액셀러레이터 모델이 중요해졌다”면서 “선배 기업인이 직접 우수한 벤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후보군을 미리 발굴한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