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형 포니캐년코리아 대표 "정산방식 바꾸니 매출 증가, 어뷰징 감소도 기대"

김재형 포니캐년코리아 대표 "정산방식 바꾸니 매출 증가, 어뷰징 감소도 기대"

“이용자중심 음악사용료 정산방식을 사용하고 나서 월 최대 18%까지 정산액이 증가했습니다. 어뷰징(불법행위)을 줄일 수 있는 등 여러 장점이 많아 앞으로도 이 방식을 계속 이용할 계획입니다.”

음원 유통사 포니캐년코리아 김재형 대표는 네이버 바이브(VIBE)의 이용자중심 음악사용료 정산 방식인 '바이브 페이먼트 시스템(VPS)' 도입 1년 성과를 이같이 설명했다.

포니캐년코리아는 지난해 바이브와 VPS 방식 계약을 체결한 이후 월 평균 매출(정산액)이 12% 증가했다. 영화나 드라마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 J팝, 애니메이션 음원 등 마니아층이 많은 음원 유통 비중이 높기 때문에 VPS 도입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VPS가 채택한 이용자중심 음악사용료 정산방식은 비례배분 방식의 대안으로 나왔다. 대다수 음원 플랫폼이 사용하는 비례배분 방식은 플랫폼 총 수익을 전체 음원 재생횟수로 나눠 재생횟수 비중만큼 사용료를 정산한다. 단순하고 계산이 편리한 게 장점이다.

그러나 아이돌을 비롯해 재생횟수가 많은 아티스트 음원에 사용료가 더 많이 돌아가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어뷰징 등을 통해 재생횟수를 조작하면 정상적인 사용료 정산이 어려워진다.

음원 사재기 요인으로 지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음원을 사재기 하더라도 재생횟수 조작을 통해 구매 비용을 보전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내가 낸 음악 사용료가 내가 듣지도 않은 다른 음원·아티스트에 돌아간다는 점이다. 모두가 같은 1만원을 내더라도 내가 1번만 들은 음악보다 다른 이용자가 더 많이 들은 다른 음악에 사용료 정산액이 많아져 내가 낸 사용료 상당 부분이 다른 음악에 배분된다.

이용자중심 정산방식은 내가 낸 사용료를 내가 들은 음원별로 비중을 따져 분배한다. 내가 낸 사용료는 내가 들은 음원과 아티스트에게만 분배된다.

김 대표는 “이런 방식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지난해 바이브로부터 VPS 도입 제안을 받았을 때는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마니아층이 많은 음악을 유통하는 포니캐년코리아에 유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결과로 입증됐다. 바이브와 거래하는 전체 유통사 중 320곳이 VPS를 채택, 재생횟수에 비례해 사용료를 정산하지 않으면서 포니캐년코리아의 정산액이 늘어났다.

김 대표는 이 방식을 통해 비정상적 음악 행위로 인한 음악 시장의 혼란도 해결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본인이 내는 사용료가 본인이 듣는 음악에만 지불되기 때문에 재생횟수 조작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용자중심 정산방식이 확산하려면 거대 유통사와 플랫폼이 마인드를 바꾸고 도입에 나서야 한다”면서 “이 방식 역시 기존 비례배분과 같은 문제점이 생겨날 수 있어 여기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