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생 이후 쿠팡과 배달의민족의 구매 빈도가 편의점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활동 위축으로 집에서 온라인쇼핑, 배달 음식 등 비대면 소비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비대면 채널에서 더 자주 구매하는 고객이 늘면서 온라인 플랫폼의 장기적 성장 기반 마련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 전망된다.
1일 시장조사업체 오픈서베이가 패널 1만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누적 신용·체크카드 결제 내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쿠팡의 월 결제건수는 8800건에서 1만500건으로 늘었고, 배민 역시 4700건에서 7900건으로 증가했다. 조사는 카테고리·브랜드별 결제금액과 객단가, 결제건수, 월별 결제자수 등의 지표를 분석해서 이뤄졌다. 쿠팡과 배민은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카드결제 내역이 늘어난 상위 2개 브랜드로 집계됐다. 특히 1인당 월평균 결제 빈도에서 소액 결제 비중이 높은 편의점마저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쿠팡은 전체 고객의 25%가 월평균 4.2회 결제했고, 배민에서는 전체의 23%가 월평균 3.4회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편의점 브랜드 GS25와 CU의 월평균 결제 빈도는 각각 3.2회, 3.0회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소비자들이 쿠팡과 배민을 편의점보다 더 자주 이용했음을 보여 준다.
편의점의 경우 지난해 객단가는 높아졌지만 집합금지 등 외부 활동이 제한된 영향으로 구매 빈도는 낮아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 구매건수는 지난해 3월 15.3% 역신장 이후 올해 2월까지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번화가·대학가 근처 편의점 방문이 끊기고 야간 유동인구가 줄면서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반면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결제 건수 증가는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13조9235억원으로 전년(7조1530억원) 대비 94% 증가했다. 거래액도 약 21조원의 66%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역시 지난해 매출이 1조995억원으로 전년 대비 94.4% 늘었다.
쿠팡은 특히 식료품 판매가 늘었다. 신선식품 등 먹거리를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쿠팡이 수혜를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온라인 식품시장 거래액은 43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2.4% 성장했다.
배민도 음식 배달시장 성장과 맞물렸다. 지난해 음식서비스의 온라인 거래액은 17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8.6% 늘었다. 올 1분기에도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9% 늘며 1분기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 신장률(21.3%)을 웃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높은 성장세를 보인 서비스 대부분이 한 번에 지출하는 비용보다 결제건수가 꾸준히 증가했다”면서 “1인당 결제 빈도가 늘었다는 것은 더 장기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오픈서베이, 1만명 대상 카드 결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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