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이치, 전기차 부품 시장 본격 진출…"전장용 FPCB 양산에 500억 투자"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기업인 비에이치가 전기자동차 부품으로 사업 영토를 확장한다. 전기차 배터리 케이블로 사용되는 FPCB 양산에 나선다.

비에이치는 전장용 FPCB 사업을 위해 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회사는 베트남에 건설한 신공장에 500억원을 투입해 전기차 배터리용 FPCB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기간은 이달부터 1년이며, 올 하반기 일부 생산에 착수할 방침이다.

비에이치가 베트남에 신축한 공장. 회사는 이곳에서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RFPCB를 양산할 계획이다.<사진=비에이치>
비에이치가 베트남에 신축한 공장. 회사는 이곳에서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RFPCB를 양산할 계획이다.<사진=비에이치>

비에이치가 만드는 전장용 FPCB는 배터리셀을 연결하는 데 활용된다. 기존에는 하네스로 불리는 구리 케이블이 사용됐는데, 이를 FPCB가 대체하는 것이다. FPCB는 가벼워 경량화가 가능하고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는 특성을 갖춰 설계 및 디자인 측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과충전 방지 센서를 FPCB에 직접 설치할 수 있어 배터리 효율성 향상이 기대된다.

비에이치 관계자는 “과충전 방지 센서 탑재수도 줄어 하네스를 대체하려는 시도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

비에이치가 전기차용 부품 생산을 본격 추진하는 건 처음이다. 회사는 그동안 모바일용 FPCB 생산에 집중해왔다. OLED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는 FPCB를 주력으로 해왔다. 2018년부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올해 출시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에 FPCB를 공급한 이력이 있지만 모두 디스플레이와 연관된 것이다.

비에이치는 전기차 배터리용 FPCB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전장용의 경우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용 대비 10배 이상 큰 대형 제품이 사용되고, 전류효율·내구성에서 더 높은 신뢰성이 필요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비에이치 관계자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할 방침”이라며 “미래 핵심 성장 산업 분야인 전기차 부품 사업 진출이 비에이치 매출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용(왼쪽 끝)과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FPCB 크기 비교.<사진=비에이치>
스마트폰용(왼쪽 끝)과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FPCB 크기 비교.<사진=비에이치>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