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발생 집단 피부 질환 원인은 "도료 영향" 결론

고용부, 현대계열 조선 3사 등 도정작업자 조사결과 발표

조선사 발생 집단 피부 질환 원인은 "도료 영향" 결론

지난해 선박 도장 작업에서 발생한 집단 피부질환의 원인이 도료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9월부터 발생한 현대중공업 도장작업자 집단 피부질환과 관련해 무용제 도에 포함된 과민성 물질이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조사결과를 1일 밝혔다.

고용부는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조사에 따르면 현대 계열 조선소 3개소, 도료 제조사 3개소, 기타 조선소 4개소 등 총 10개사 1080명에 대한 임시건강진단 결과, 55명이 피부질환을 앓고 있었다. 이 중 53명은 현대 계열 조선 3사 근로자로 나타났다.

'무용제도료'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함량이 5% 이내인 도료다. 환경친화적 도료 사용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배출저감시설' 외에도 무용제 도료 사용에 따른 VOCs 배출저감 실적도 인정하고 있다. 무용제 도료를 개발하면서 휘발성 유기화합물 함량은 낮아졌지만 대신 새로운 과민성 물질들로 대체됐고 주 성분인 에폭시 수지도 기존 도료에 사용된 것보다 분자량이 적어 피부 과민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새로 개발된 무용제 도료의 피부 과민성 강도가 높아진 것이 피부질환을 일으켰을 것으로 판단했다.

무용제 도료 개발·사용 단계에서 사전 위험성 검토도 부족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사업주는 원재료, 가스, 증기, 분진 등의 유해·위험요인을 찾아내 위험성을 평가한 후 건강장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사전에 해야 한다. 안전성 조사 결과, 제조사조선사는 무용제 도료를 개발하면서 새로 함유된 화학물질의 피부 과민성 문제를 간과했고 유해성 교육이나 적정 보호구의 지급도 적시에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는 이러한 집단 피부질환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히 피부질환자가 많이 발생한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에 안전보건조치를 2일 명령한다.

명령은 △화학물질 도입 시 피부과민성에 대한 평가 도입 △내화학 장갑, 피부노출 방지 보호구의 지급·착용 △도장공장 내에서 무용제 도료 취급 △의학적 모니터링 및 증상자 신속 치료 체계 구축 △안전 사용방법 교육, △안전조치 사내규정 마련 등이다.

고용부 장관과 환경부 장관은 이와 함께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거나, 유해성이 적은 물질로 대체하는 등 유해물질 저감에 노력할 것을 당부하는 서한문을 10대 조선사에 보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