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소형 전기차 업계의 중국산 부품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가운데 디피코가 국내 경쟁사를 대상으로 국산 부품을 공유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국내 초소형 전기차 업계 국산화율 최고 수준인 이 회사는 부품 공유 사업을 통해 중국산 부품 의존도를 낮추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제조원가 절감 등 윈윈 전략을 이끌어낸다는 목표다.
12일 디피코에 따르면 회사는 스마트e모빌리티협회를 통해 협회 회원사에 국산화한 부품을 공유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일부 업체가 관심을 보이면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강원도 횡성 본사 실무미팅 일정을 조율 중인 상황이다.
송신근 디피코 대표는 “디피코의 부품 국산화율은 지난해 83%에서 올해 85%로 올라선 상황”이라며 “개발한 부품을 독점하는 것 보다 공유하면 업계 플레이어 모두가 초소형 전기차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고 시장 성장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다수 초소형 전기차 업체의 국산화 비율은 부품 단가가 가장 높은 배터리 정도로 국산화율은 50% 수준이다.
반면에 디피코는 1998년 7월 설립된 자동차 엔지니어링·컨설팅 서비스 전문회사로 20여년간 축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다수 부품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회사는 배터리시스템, 바디(BIW), 모터·감속기뿐 아니라, 조향장치, 현가장치, 오디오내비게이션디스플레이(AVN), 계기판, 시트 등 다양한 부품을 국산화했다. 30개 이상 국내 업체를 통해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송 대표는 “많은 업체가 국산화한 배터리와 디자인에 영향을 주는 BIW를 제외한 대다수 부품을 경쟁사와 공유할 계획”이라며 “곧 있을 실무 협의에서 좋은 성과가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디피코가 이 같은 전략을 택한 건 초소형전기차 시장 성장 정체에 따른 제한적인 원가절감 때문이다. 업체 간 부품을 공유할 경우 빠른 시일 내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초소형전기차 업체들은 배송, 차량공유 등 목적으로 판매를 이어가고 있으나 아직 성장기에 접어들진 못했다. 스마트e모빌리티협회에 따르면 초소형 전기차 판매대수는 2017년 768대, 2018년 1917대, 2019년 2275대, 2020년 1999대에 불과하다. 회원사가 아닌 2개 업체를 고려하더라도 판매량은 약 1만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디피코는 원가절감 노력과 함께 모델 다양화 계획도 내놨다. 송 대표는 “지난해 선보인 초소형 화물전기차 '포트로 EV탑'을 시작으로 경형 승용전기차, 밴전기차 등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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