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김병석)은 바이오폴리머 혼합토를 활용, 식생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홍수 침식 방지 성능은 향상시킨 친환경 제방 공법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성 돌발홍수 발생 빈도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2694개소 제방과 연결 도로에서 홍수피해가 발생했다. 연평균 1000억 원 재산 피해가 발생하며, 2200억 원 복구비가 소요되고 있다.
국지성 돌발 홍수 때에는 강한 유속 탓에 제방 표면이 깎여나가는 침식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막기 위해 콘크리트 제방을 주로 적용했으나, 인공 재료로 만들어져 식물 성장을 방해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친환경 제방을 적용하고 있으나, 홍수 시 유실되는 경우가 많아 성능 개선 및 보완이 필요하다.
건설연의 이두한 연구원팀은 바이오 신소재인 바이오폴리머를 적용했다. 바이오폴리머는 미생물 생체활동으로 만들어지는 자연 부산물이다. 끈적한 성질이 있는 100% 순수 생체고분자다.
바이오폴리머 제방은 흙 제방 표면에 1년 정도 뒤 자연 분해되는 분해성 섬유 네트를 설치하고 바이오폴리머 혼합토를 3㎝ 덮어 조성한다. 바이오폴리머 혼합토는 바이오폴리머, 점토, 모래, 물, 씨앗, 기타 보조재료 등을 일정 비율로 혼합해 만들어진다.
연구팀에서는 이 기술을 하천 제방에 적용하기 위해 혼합토 입자 크기, 모래와 점토 적정비율 등 조성 개선을 검토했다. 또 천연섬유 첨가, 흙 유출을 막는 매트류 결합을 통해 홍수 때 침식 방지 기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바이오폴리머 제방 공법은 기존 공법 대비 홍수 대응 성능이 60% 이상 우수하다. 기존 친환경 공법은 최대 3m/s 유속을 견딜 수 있지만, 개발 공법은 5m/s 유속에서도 침식이 발생하지 않는다. 3m/s 유속은 하천 바닥에 잠겨 있던 사람 머리 크기의 돌들이 움직이는 속도이며, 5m/s 유속은 콘크리트 제방의 토사들이 유실되기 시작하는 수준 속도다.
또 경제성 측면에서도 기존 공법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시공방법도 바이오폴리머 혼합토를 분사하는 방식이라 별도의 사전 공사가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다양한 형태의 제방에 쉽게 적용할 수 있어 기존의 돌망태(철제 망태에 돌을 채운 제방 공법)나 콘크리트 제방을 손쉽게 친환경 제방으로 개선할 수 있다.
2019년부터 국가하천 임진강과 지방하천 충청북도 음성천에 시험 적용해, 홍수 시 바이오폴리머 제방 공법의 성능과 환경성을 검증했다. 지난해 8월에는 임진강 시험적용 구간에서 계획홍수위를 초과하는 200년에 1회 발생 확률의 홍수가 발생했다. 당시 유속은 4m/s 정도로 추정된다. 시험적용 제방은 유실이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자연적인 제방의 형태를 유지하였으며, 미적용 구간에서는 침식이 크게 발생해 개발 공법의 효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김병석 원장은 “바이오 신소재를 활용한 고강도·친환경 제방 공법은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보전을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활용도가 매우 높다”며 “앞으로 기술지원을 통해 전국의 다양한 하천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성과는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물관리연구사업 '친환경 신소재를 이용한 고강도 제방 기술 개발(2016~2021)'을 통해 기술 개발을 진행하였으며, 국내 중소기업 푸른공간에 기술이전을 완료해 실용화 단계에 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