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W'가 단순한 하나의 게임이 아닌 이유

'리니지W'가 단순한 하나의 게임이 아닌 이유

엔씨소프트가 4일 '리니지W' 출시를 앞두고 2일부터 사전 다운로드를 시작한다. 리니지W는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리니지'와 '리니지M'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빚어낸 전략 게임이다.

리니지W는 출시 전부터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거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시간 번역과 '원월드' 환경 구현 등 진보된 기술과 함께 국내 게임산업이 직면한 문제를 모두 품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트렌드를 주도하는 엔씨소프트인만큼 출시 후 반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니지W는 '리니지식 비즈니스모델(BM)'을 창출한 리니지 프랜차이즈의 적자다. 엔씨소프트는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에 실망한 이용자를 감안해 BM에 변화를 줬다. '아인하사드의 축복' 같은 유료형 버프(강화) 시스템을 삭제하고 BM용 악세사리 슬롯을 제거했다.

확률형 아이템을 대체할만한 BM이 없는 상황에서 엔씨소프트가 마련한 타협점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주목된다. 타 업체는 리니지W의 반응을 놓고 BM의 심리적 저항선 경계를 가늠할 수 있다. 향후 확률형아이템을 포함한 프리투플레이(F2P) BM 설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실마리도 찾을 수 있다.

리니지W는 게임시장 신뢰도와 연결된다. 국내 게임에 대한 이용자 신뢰도가 낮아진 상황에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 서비스 종료 시점까지 아인하사드 축복과 유사한 시스템 또는 이에 준하는 콘텐츠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 공언했다. 국내 다수 게임이 경중만 있을 뿐이지 비슷한 BM을 채택했다. 약속 이행 여부가 신뢰 회복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2' 공개방송에서 블소2에 아인시스템이 없다고 약속했지만 이름만 다른 영기 시스템을 적용한 전례가 있다. 리니지M 거래시스템도 석연치 않은 변명으로 구현하지 않았다.

리니지W는 출시 전 이벤트 보상으로 경험치 물약을 제공하는데, 이벤트 상품으로 흔한 사례지만 전례에 벌써부터 우려가 나온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새로운 BM 중심 가능성이 있었으나 핵심 BM은 페이투윈(P2W)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리니지W는 한국 게임 글로벌 경쟁력과도 연관 있다. 이용자 저변, 매출에서 압도적인 IP다. 해외에서 대한민국 유력 IP로 인식된다. 성과가 좋지 않으면 추후 국내 소규모 게임의 해외 진출에도 부정 영향이 예상된다.

리니지W는 연말부터 본격화할 게임이용장애 국내 질병코드 도입 논의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신뢰도 하락은 게임업계가 의료진영에 대응할 수 있는 방어논리를 약화시킬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W로 성난 인심을 달래고 신뢰를 회복하지 못 한다면 엔씨소프트 뿐 아니라 국내 게임산업에도 미치는 영향이 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