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원장 김웅서)은 최근 인도양 심해에서 한국 탐사 두 번째와 세 번째 열수분출공을 발견하고 주변 생태계 생물시료를 확보했다고 15일 밝혔다. 새로운 해양생물 발굴은 물론 생명자원 개발과 지구생명체 비밀을 밝히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발견 주역은 김동성 책임연구원 연구팀이다. 연구팀은 해양수산부 지원으로 이사부호를 타고 인도양 탐사에 나서 지난 11월 6~7일 수심 2500m~3000m 지점에서 열수분출공을 발견하고 '온바다(Onbada)' '온나래(Onnare)'로 명명했다.
온바다는 굴뚝 7개가 나열된 형태이고 온나래는 크고 작은 굴뚝 9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형태로 주변 온도는 약 303도였다. 주변은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를 영양분 삼아 살아가는 생태계가 형성돼 있다.
연구팀은 다양한 생물종과 생물시료를 확보하고 열수생성 기작, 지구 내부물질 순환 등 극한 열수생태계 기능과 구조 규명에 나설 예정이다. 생물연구 자료를 생물 다양성과 유전자원 활용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에도 활용한다.
연구팀은 지난 2018년에 국내 처음이자 세계에서 네 번째로 열수분출공 '온누리(Onnuri Vent Field)'를 발견한 바 있다. 이로써 우리나라가 인도양에서 찾아낸 열수분출공은 3개로 늘었다.
김 연구원은 “기존 미래 해양광물자원 개발사업 탐사 자료를 토대로 열수분출공 위치를 예측해 큰 도움이 됐다”며 “무인잠수정 ROPOS를 투입해 정밀탐사 끝에 열수분출공과 주변 환경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열수분출공은 화산과 비슷한 형태다. 마그마에 의해 뜨거워진 해수가 지각의 약한 틈을 뚫고 솟아날 때 해수 속 금속이온이 차가운 바닷물과 접촉하고 열수구 주위에 침전되면서 열수분출공이 형성된다. 그 주변은 수온과 수압이 높고 햇빛이 닿지 않으며 독성물질로 가득한 척박한 환경이지만 다양한 생명체가 서식한다. 열수생물은 화학합성으로 생태계를 유지하고 이들의 생태환경은 생물체가 극한환경에 적응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김웅서 원장은 “심해에서 열수분출공을 발견하는 것은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며 “열수분출공 주변 생태계는 생명체가 지구에 처음 나타났을 때와 비슷해 지구 생명체 탄생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로 불리는 만큼,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해양생명 연구와 광물자원 개발을 선도해 가겠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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